남편에겐 비밀… 비자금 모아 투자한 곳은

비자금이 모일 때마다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는 주부 A씨는 요즘 펀드 통장을 보면 속이 상한다. 증시가 오르며 지난해 말 크게 떨어졌던 수익률을 만회하나 싶었는데, 수익률 회복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고민하던 A씨는 온라인 펀드에 새로 가입하기로 했다. 펀드 매니저에게 꼬박꼬박 높은 운용 보수를 주고 실망스러운 수익률을 얻는 것보다, 인터넷으로 직접 펀드를 매입해 낮은 보수로 펀드에 투자하기로 한 것이다.

최근 낮은 비용으로 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온라인 펀드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펀드 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작년 온라인 펀드 설정액은 1조9391억원으로, 2010년(1조3927억원)보다 5000억원 넘게 늘었다. 인터넷 사용이 익숙한 투자자가 늘어나며 더 낮은 비용으로 투자할 수 있는 온라인 펀드에 자금이 유입된 것이다.

증권사 HTS(홈트레이딩시스템)나 홈페이지에서 가입할 수 있는 온라인 펀드는 금융회사에서 판매하는 오프라인 펀드보다 비용이 최대 30%까지 싸다는 게 장점이다.

◇투자 비용 최대 50%까지 낮아져

온라인 펀드는 일반 오프라인 펀드 보수와 비교하면 비용이 저렴하다. 한국투신운용이 운용하는 '한국투자네비게이터증권자투자신탁2' 펀드 중 A형(선취 수수료를 내고 운용 보수가 적은 펀드)과 C형(선취 수수료가 없고 운용 보수가 많은 펀드)의 총비용은 각각 2.55%, 2.25%다.

반면 온라인으로 투자하는 C-e형(온라인 펀드) 펀드 수수료는 1.75%로 오프라인 펀드보다 0.5~0.8%포인트 낮다. 산은자산운용의 이상은 팀장은 "오프라인 펀드와 온라인 펀드는 판매 방식만 다를 뿐 같은 전략으로 함께 운용되기 때문에 투자 수익률은 같고 비용이 낮아진 만큼 수익률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펀드 수수료는 앞으로 더 낮아질 예정이다. 현재 오프라인 펀드보다 30% 저렴한 온라인 펀드의 수수료가 점차 낮아져 2014년에는 오프라인 펀드의 50% 수준까지 떨어진다. 오프라인 펀드의 절반에 해당하는 비용으로도 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셈이다.

◇중·소형주 담은 온라인 펀드 선방

온라인 펀드 중 최근 1년간 수익률이 좋았던 펀드는 무엇일까. 주로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펀드가 수익률 상위권에 포진했다.

'삼성중소형포커스1주식C-e'과 '한국투자중소밸류주식C-e' 펀드가 각각 10.50%, 10.14% 수익률을 기록했고, '알리안츠베스트중소형자주식C-e' 펀드도 다른 펀드보다 수익률이 좋았다.

수익률 1위 온라인 펀드는 KB자산운용의 'KB밸류포커스(주식)클래스E'였다. 이 펀드는 1년 수익률이 10.53%를 기록했고, 최근 3개월 수익률도 8.43%로 높은 투자 성과를 올리고 있다. 이 밖에 일반 주식에 투자하는 '골드만삭스코리아자1주식종류C-e'와 'NH-CA대한민국옐로우칩주식C-e'펀드도 선전했다.

◇3년 이상 장기 투자 땐 A-e형 유리

그렇다면 온라인 펀드는 어떤 것을 골라야 할까. 작년까지는 선취 수수료가 없고 운용 보수가 많은 C형에만 온라인 펀드가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A형 펀드도 의무적으로 온라인 펀드를 출시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투자 성향에 따라 A-e형과 C-e형 펀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A형은 선취 수수료를 내지만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운용 보수가 적고, C형은 선취 수수료를 내지 않는 대신 운용 보수가 높다.

한국투자증권의 박진환 WM컨설팅 부장은 "3년 이상 펀드에 장기간 투자한다면 선취 수수료가 있더라도 투자 운용 기간 중 비용이 비교적 적은 A-e형 펀드가 유리하고, 1~2년 단기간 투자한다면 운용 비용이 다소 많이 들어도 선취 수수료가 적은 C-e형 펀드가 좋다"고 설명했다.

단 온라인 펀드에도 단점은 있다. 박 부장은 "금융회사 창구에서 펀드에 가입하면 담당 직원이 펀드 운용 전략과 투자 위험 등을 자세히 설명해주지만, 온라인 펀드는 이런 내용을 투자자가 직접 검토해야 하기 때문에 처음 펀드에 가입하는 초보 투자자가 무조건 온라인 펀드에 투자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