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잘나가는데… 눈치만 보는 투자자

◇"단기금융상품 선택도 성향 따라"

그렇다면 단기금융투자 상품은 어떻게 투자할까.

증권사들이 내놓은 CMA 상품은 대부분 연 3%의 이자를 지급한다. CMA는 증권형과 종금형으로 구분되는데, 증권형은 예금자 보호가 안 되는 대신 종금형 CMA보다 수익률이 조금 더 높다. 현재 종금형 CMA는 메리츠종금증권에서만 판매되고 있다. 메리츠종합금융증권은 연 3.4%의 '더 CMA 플러스'를 판매하고 있다. 올해부터 종금사업부가 분리된 동양증권은 CMA 기능은 그대로 유지되면서 예금자 보호를 받을 수 있는 'WCMA통장' 상품을 내놓았다.

은행과 증권사에서 가입할 수 있는 MMF는 펀드이기 때문에 환매 신청 다음 날 투자금을 받을 수 있다. 최근 가장 수익률이 좋았던 MMF는 동양증권의 '동양큰만족신종MMF 6'였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동양큰만족신종MMF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0.94%를 기록했다. MMF는 예금자 보호 대상이 아니다.

은행에서 판매하는 예금자 보호 단기금융상품도 있다. 원금 손실 가능성이 없는 MMDA(시장금리부 수시입출금예금)는 투자 금액에 따라 금리가 다르기 때문에 1억원 이상 목돈을 짧게 굴릴 때 유용하다.

지난 1월 펀드 설정액이 2개월 만에 다시 300조원을 넘어섰다. 침체됐던 펀드 시장이 부활하는 것일까. 그러나 자세히 뜯어보니 증가한 금액은 모두 단기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로 유입된 자금이었고, 주식형 펀드에서는 오히려 자금이 빠져나갔다.

올해 증시가 큰 폭으로 오르는 가운데, 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갔고 단기금융상품에는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6개월 만에 2000선을 회복하며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투자 시계(視界)가 불투명한 투자자들은 투자 방향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투자금 '대합실' CMA·MMF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증권사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와 머니마켓펀드(MMF) 등 단기 상품에 대규모 자금이 몰렸다.

지난해 말 38조5825억원이었던 CMA 잔고는 이달 7일 42조2382억원으로 증가했다. CMA는 단 하루 계좌에 돈을 넣어놔도 이자를 지급하는 대표적인 단기 상품이다.

또 다른 단기 상품 머니마켓펀드(MMF)로도 올해 16조원 가까운 자금(7일 기준)이 유입됐다. MMF 역시 하루만 돈을 예치해도 펀드 운용 실적에 따라 이익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짧은 기간 자금을 굴리는 투자자들이 많이 찾는다. 반면 올해 들어 주식시장에서 투신으로 빠져나간 펀드 자금은 1조7000억원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2000을 회복하며 상승세를 보이자 이 시점에서는 투자해도 높은 수익을 올리기 힘들 것이라는 생각에 투자자들이 '대기 중'인 것이라고 설명한다. 주가가 떨어지면 투자를 시작하기 위해, 그동안은 단기 투자 상품을 이용해 자금을 굴리는 것이다.

◇"단기상품보다 적립식 펀드 추천"

다만 전문가들은 단기금융상품은 자금을 일시적으로 묶어두는 '대기형 투자 상품'인 만큼 여기에 자금을 오래 묶어두기보다 적극적으로 새로운 투자 기회를 찾아가는 것도 좋다고 말한다.

동양증권의 이승현 과장은 "앞으로 기준금리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면 CMA 등 단기금융상품의 투자 매력도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가 2000선을 넘었지만, 지금 펀드에 들어가는 것도 늦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우리자산운용의 장동헌 전무는 "우리나라 경제 성장과 상장사의 이익을 고려하면 증시가 더 상승할 것"이라며 단기금융상품보다 적립식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