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골프 부킹보다 수렵장 신청이 더 어렵네
입력 : 2012.02.11 03:06 | 수정 : 2012.02.11 20:59
사냥 마니아 1만여명 달해… 수렵장마다 인원 제한 있어 인기지역은 5분 만에 마감
수렵하려면 면허 따야 하고 1000만원하는 사냥개도 필수… 변호사·의사 등 많이 즐겨
누구보다 겨울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수렵(狩獵) 마니아들이다. 매년 11월부터 2월까지 이용이 가능한 순환 수렵장에서 사냥을 즐기기 위해 1년을 기다린다. 수렵 시즌 시작과 더불어 경찰서는 총을 찾으려는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일부 인기있는 지역은 4개월 동안 수렵을 할 수 있는 포획승인증 신청이 5분 만에 마감될 정도. 흔히 미국이나 캐나다와 같은 울창한 산림을 가진 나라에서나 할 것 같은 사냥이 한국에서도 마니아층을 형성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1일 부동산 사업을 하는 이모(54)씨는 아침 일찍 은행을 찾았다. 오전 9시 영업 시작과 동시에 강원도 홍천에서 운영하는 순환 수렵장에 누구보다 빨리 사용료를 내기 위해서다. 전국의 수렵장마다 500~1000명의 인원 제한이 있어, 수렵장 사용료를 입금한 순서대로 포획승인증을 받을 수 있다. 현재 수렵 마니아 수는 1만여명 정도로 추산돼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이씨는 "골프장 부킹보다 인기 수렵장 신청이 더 어렵다"며 "5분이면 신청이 끝나 은행을 열자마자 입금할 수 있도록 아는 은행 직원에게 부탁해 겨우 포획승인증을 손에 넣었다"고 했다.
이번 겨울은 수렵 마니아들에게 여느 해보다 특별하다. 지난 2010년에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 파동으로 수렵이 전면 금지돼 야생동물의 개체 수가 급격히 증가했기 때문이다. 수렵 마니아들이 포획할 수 있는 동물은 멧돼지, 고라니, 청설모, 꿩, 멧비둘기, 참새, 까치, 어치 등 8종이다. 최근 개체 수가 급격히 증가한 멧돼지는 1만1906마리까지 포획할 수 있고, 환경부는 수렵장을 2010년보다 8개 늘어난 30개를 지난해 개설했다. 수렵 마니아들의 '먹잇감'이 늘어난 것이다.
수렵을 반기는 이들은 수렵 마니아들뿐 아니다. 야생동물로 인해 농작물 피해를 보는 농민들도 반긴다. 농민들의 골칫덩어리인 야생동물을 수렵 마니아들이 잡아주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이범관 의원은 지난해 9월 최근 5년간 야생동물에 의한 농작물 피해액이 749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수렵 마니아들을 유치하려 애쓰고 있다. 야생동물로 인한 농민피해를 줄이는 것뿐 아니라 수렵 마니아들이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수렵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사용료로 40만원을 낼 뿐 아니라, 지역에 머물면서 먹고 자며 돈을 쓴다. 지난해 전북 임실군은 수렵 마니아 1000여명을 유치해 2억원 이상의 사용료 수입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수렵장에서 총을 쏘는 데까지는 많은 절차를 거쳐야 한다. 우선 매년 2회 정도 실시되는 수렵면허 시험을 치러야 한다. 수렵도구 사용방법, 안전사고 예방 및 응급조치 등 총 4과목, 40문항으로 출제된 시험에서 매 과목 40점 이상, 전 과목 평균 60점 이상을 받아야 합격할 수 있다. 수렵의 인기를 반영하듯 지난해 9월 실시된 수렵면허 시험 직후엔 정답에 오류가 있다는 항의가 전국에서 빗발치기도 했다.
면허시험에 합격한 뒤에는 환경부 장관이 지정한 수렵 강습기관에서 이론교육과 실제 사격을 연습하는 수렵 강습을 이수하고 강습이수증을 받아야 비로소 5년간 유효한 수렵면허증을 받을 수 있다. 총기를 구입한 후에는 경찰서장의 총포 소지 허가도 받아야 한다. 또한 수렵활동 중 사고가 발생할 경우 수렵인과 사냥개뿐 아니라 대인·대물배상책임을 보상하는 보험에도 반드시 가입해야 한다.
수렵 마니아층이 형성되곤 있지만, 여전히 수렵은 많은 돈과 위험을 동반한다. 수렵장 사용료뿐 아니라 총도 구입해야 하고, 사냥개도 있어야 한다. 4~5마리의 팀으로 움직이는 사냥개 가격은 1000만원에 이르고, 중고 총기 가격은 30만~100만원 정도다. 또한 총기를 다루는 만큼 사고가 발생할 위험성도 있다. 지난해 12월 충북 영동군에선 사냥 중이던 엽사 A(48)씨가 동료가 쏜 엽총 탄환에 맞고 숨진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수렵마니아 이모(47)씨는 "수렵을 즐기는 이들 중에서 변호사, 의사 등 전문직 종사자가 많다"며 "총을 다루기 때문에 경찰서에서는 수렵 마니아들을 마치 범죄인 취급 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이번 겨울은 수렵 마니아들에게 여느 해보다 특별하다. 지난 2010년에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 파동으로 수렵이 전면 금지돼 야생동물의 개체 수가 급격히 증가했기 때문이다. 수렵 마니아들이 포획할 수 있는 동물은 멧돼지, 고라니, 청설모, 꿩, 멧비둘기, 참새, 까치, 어치 등 8종이다. 최근 개체 수가 급격히 증가한 멧돼지는 1만1906마리까지 포획할 수 있고, 환경부는 수렵장을 2010년보다 8개 늘어난 30개를 지난해 개설했다. 수렵 마니아들의 '먹잇감'이 늘어난 것이다.
수렵을 반기는 이들은 수렵 마니아들뿐 아니다. 야생동물로 인해 농작물 피해를 보는 농민들도 반긴다. 농민들의 골칫덩어리인 야생동물을 수렵 마니아들이 잡아주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이범관 의원은 지난해 9월 최근 5년간 야생동물에 의한 농작물 피해액이 749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수렵 마니아들을 유치하려 애쓰고 있다. 야생동물로 인한 농민피해를 줄이는 것뿐 아니라 수렵 마니아들이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수렵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사용료로 40만원을 낼 뿐 아니라, 지역에 머물면서 먹고 자며 돈을 쓴다. 지난해 전북 임실군은 수렵 마니아 1000여명을 유치해 2억원 이상의 사용료 수입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수렵장에서 총을 쏘는 데까지는 많은 절차를 거쳐야 한다. 우선 매년 2회 정도 실시되는 수렵면허 시험을 치러야 한다. 수렵도구 사용방법, 안전사고 예방 및 응급조치 등 총 4과목, 40문항으로 출제된 시험에서 매 과목 40점 이상, 전 과목 평균 60점 이상을 받아야 합격할 수 있다. 수렵의 인기를 반영하듯 지난해 9월 실시된 수렵면허 시험 직후엔 정답에 오류가 있다는 항의가 전국에서 빗발치기도 했다.
면허시험에 합격한 뒤에는 환경부 장관이 지정한 수렵 강습기관에서 이론교육과 실제 사격을 연습하는 수렵 강습을 이수하고 강습이수증을 받아야 비로소 5년간 유효한 수렵면허증을 받을 수 있다. 총기를 구입한 후에는 경찰서장의 총포 소지 허가도 받아야 한다. 또한 수렵활동 중 사고가 발생할 경우 수렵인과 사냥개뿐 아니라 대인·대물배상책임을 보상하는 보험에도 반드시 가입해야 한다.
수렵 마니아층이 형성되곤 있지만, 여전히 수렵은 많은 돈과 위험을 동반한다. 수렵장 사용료뿐 아니라 총도 구입해야 하고, 사냥개도 있어야 한다. 4~5마리의 팀으로 움직이는 사냥개 가격은 1000만원에 이르고, 중고 총기 가격은 30만~100만원 정도다. 또한 총기를 다루는 만큼 사고가 발생할 위험성도 있다. 지난해 12월 충북 영동군에선 사냥 중이던 엽사 A(48)씨가 동료가 쏜 엽총 탄환에 맞고 숨진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수렵마니아 이모(47)씨는 "수렵을 즐기는 이들 중에서 변호사, 의사 등 전문직 종사자가 많다"며 "총을 다루기 때문에 경찰서에서는 수렵 마니아들을 마치 범죄인 취급 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