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세 할머니의 생애 첫 졸업식

"70년 만에 밟아본 학교 문턱이었죠. 이렇게 졸업식을 갖게 될 줄 몰랐어요."

7일 서울 강서구민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서울 강서구 성지중·고등학교 졸업식에서 조규옥(여·72·사진)씨는 700여명의 동창들과 함께 학사모를 썼다. 3남매와 손주들이 안겨주는 꽃다발에 조씨의 얼굴엔 웃음꽃이 피었다. 조씨의 72년 평생 첫 졸업식이었다.

"산골에서 나고 자라 공부는 꿈도 못 꿨어요. 19세 때 시집가서도 죽어라 농사일만 했지. 밖에 한번 나가면 버스 노선을 못 읽어 집도 못 찾아 올 정도였는데…."

아들 딸을 모두 출가시키고 생활의 여유를 찾고 나니 조씨는 공부가 하고 싶어졌다. 일주일에 세 번 동네 주부학교에서 한글을 익혔고, 손주들 도움을 받아 부족한 부분을 메웠다. 그 결과 2008년 5월 초등학교졸업 검정고시에 합격할 수 있었다. 전국 최고령자 기록도 세웠다.

조씨는 배움의 때를 놓친 늦깎이들을 위한 교육 기관인 성지중·고등학교에서 신나게 공부했다. 출석률은 100％. 반에서 모범생으로 통했다.

"기왕 시작한 것, 대학 문도 밟아보고 싶어요. 운전면허도 딸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