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 초읽기 쫓겨 자멸… 中 장웨이지에 먼저 웃다

첫판은 중국의 신예 장웨이지에(江維杰·21) 몫이었다. 13일 서울 홍익동 한국기원서 벌어진 제16회 LG배 세계기왕전(조선일보사 주최) 결승 3번기 1국서 장 五단은 이 대회 최다 우승(4회) 관록의 이창호(37) 九단을 145수 만에 흑 불계로 눌러 생애 첫 우승까지 1승만을 남겨놓게 됐다.

허망한 결말이었다. 흑의 두터움에 맞서 실리로 팽팽하게 형세를 이끌어가던 이창호는 승부의 고비가 된 중원 전투서 초읽기에 쫓기며 멀쩡하던 중앙 대마를 몰살당하는 참극을 맞이했다.

포위망에 갇힌 백은 이곳저곳 찔러가며 살길을 찾아 몸부림쳤으나 무위로 끝났다.

두 기사 모두 제한시간(3시간)을 다 쓰고 초읽기까지 몰리는 접전이었다. 중국 랭킹 4위 장웨이지에는 이날 승리로 이번 대회서 통합예선 포함, 9연승을 내달렸다. 역대 국제대회 중국 기사 최연소 우승도 가시권에 들어섰다.

반면 이창호의 1년 만의 무관(無冠) 탈피, 7년 만의 메이저급 국제대회 우승 목표는 남은 두 판을 모두 이겨야만 가능해졌다. 이창호는 2005년 이후 메이저 국제대회에서 9연속 준우승을 기록 중이다. 한국의 4년 만의 LG배 탈환 꿈 역시 마찬가지. 중국 기사들은 2008년 제13회 대회 이후 15회까지 3년 연속 이 대회를 제패 중이다.

우승상금 2억5000만원이 걸린 결승전 2국은 15일 같은 장소서 벌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