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마강 경치+백제 유적, 水上관광시대 연다

백제의 고도(古都) 부여를 관통하는 금강 줄기는 백마강으로 불린다. 부여 백마강 주변에는 백제의 마지막 임금 의자왕과 3000궁녀의 전설을 간직한 낙화암, 부소산성, 고란사 등 백제의 문화유적들이 즐비하다. 2010년 9월 규암면 합정리에 완공된 백제문화단지는 충남도가 '제2의 경주'를 꿈꾸며 부여의 옛 생활상을 재현하기 위해 3232억원을 들여 조성한 역사테마파크다.

이처럼 부여 전역에 흩어져 있는 다양한 역사문화유적과 관광지를 백마강을 오가는 유람선과 황포돛배를 타고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조만간 열릴 전망이다. 부여군이 백마강 주변 절경과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한 수상관광 활성화를 위해 인프라 구축을 본격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여군은 부여읍 정동리~양화면 시음리 구간(45.1㎞)에 나루터를 추가 조성하고 유람선 운항노선을 확대하는 등 수상관광단지 개발을 추진 중이라고 15일 밝혔다.〈지도〉

부여군은 기존 육상관광만으로는 지역 관광산업을 활성화시키는 데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라 백마강변의 아름다운 경치와 주변 역사문화 유적에 스토리텔링을 가미해 새로운 수상관광자원으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백마강을 오가는 유람선을 실로 삼고 보석과 같은 부여의 여러 관광자원을 꿰어 생생한 역사를 체험하는 관광상품으로 개발한다는 구상인 셈이다.

이를 위해 나루터 추가 조성, 유람선(황포돛배) 운항, 금강(백마강) 인공섬 조성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 사업이 마무리되면 백마강을 배로 오가며 낙화암·부소산성·고란사 등 여러 역사문화유적을 색다른 형태로 즐길 수 있게 된다.

군은 기존 나루터 6곳에다 자왕·백제보·왕흥·섬·세도·구경정·입포·시음 등 8개 나루터를 추가 조성해 14곳으로 늘릴 방침이다. 이 중 6곳은 정부 4대강 사업대상에 포함돼 조성 중이며, 구경정·입포 등 2곳은 부여군이 자체 예산을 들여 연내 완공할 계획이다.

부여군은 지금까지 유람선(5척)과 황포돛배(7척) 12척을 운영해왔다. 유람선은 60년대부터, 황포돛배는 2008년부터 금강에 선보였지만 부여읍 낙화암, 양화면 등 일부 구간에서만 운행됐다. 대부분 구간에 토사가 쌓여 운행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가 4대강사업으로 강을 준설해 수심이 2m 이상 깊어지면서 수상관광이 활기를 띨 기회를 맞게 됐다.

이에 부여군은 유람선과 황포돛배 운항노선을 다양화할 방침이다. 나루터 복원과 연계해 유람선 운영노선을 늘리고 다채로운 수상관광상품을 선보이기 위해서다.

기존 수북정~고란사(3.2㎞) 등 단거리 노선 위주에서 벗어나 ▲구드래~백제보(4㎞) ▲구드래~강경(21.3㎞) ▲양화~강경(15㎞) ▲양화~신성리 갈대밭(8㎞) 등의 코스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부여군은 논산시·서천군과 유람선 운항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계획대로 성사되면 금강권 수상관광이 훨씬 활성화될 것으로 군은 기대하고 있다.

부여군은 100억원을 들여 군수리 부여대교 하류지점에 54만㎡(길이 1.8㎞, 폭 0.3~0.5㎞) 규모 인공섬도 2014년까지 조성키로 했다. 기존 고수부지 한쪽에는 샛강 수로(50m)를 만들고 데크교량·사계절 꽃밭·체육시설·자전거도로·산책로 등을 갖출 예정이다.

이용우 부여군수는 "이들 사업이 마무리되면 유람선을 타고 달라진 강변의 아름다운 경치와 풍부한 역사유적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