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Now] 사과 수확 적었는데 저장한 것도 30~40% 손상… 가격 오름세

'사과' 값이 치솟고 있다. 지난해 여름 폭우 등 이상기온 탓이다.

서울시 농수산물공사에 따르면 사과(후지·하 등급) 15㎏ 1상자 가격은 15일 2만3798원으로 지난해 1만4846원보다 60％나 올랐다. 지난달과 비교해도 10㎏ 1상자 2월 평균 가격은 2만2297원으로 1월 평균 1만9054보다 17％ 올랐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에서도 지난해 12월 1.2㎏에 4580원 하던 사과가 15일에는 5980원으로 31％나 올랐다.

사과 가격이 오르는 이유는 우선 지난해 여름 지속된 기상 악화로 수확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8~9월 사과가 여물 시점에 집중 호우가 내리면서 일조량이 부족해 과육이 제대로 발달하지 못한 것. 특히 수확 시기인 10~11월에는 낙엽병이 발생, 전년에 비해 23％ 정도 수확량이 줄었다. 지난해 사과 수확량은 37만9541t으로 2006년 이후 가장 적었다.

저장 중인 사과의 손실량이 증가한 것도 한 이유다. 보통 사과의 경우 추석 기간에 상품을 수확한 뒤 이를 저장하고, 저장한 상품을 다음해 초에 판다. 그런데 지난해 여름 집중호우로 사과의 산(酸) 성분이 낮아 저장성이 떨어지면서, 사과가 썩는 등 손실되는 양이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보통 5％ 정도인 손실률이 최근 30~40％로 증가했다. 원래 저장에 들어간 사과 자체가 전년에 비해 23％ 정도 줄어든 18만t에 불과해 1월 출하량은 5만1000t으로 지난해보다 9％ 정도 줄었다.

사과 가격 오름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홈플러스 김종열 바이어는 "유통업체들이 봄 이후 물량을 확보하고 있는 데다가 사과 농가들이 가격이 오를 것을 기대해 출하 물량을 줄이고 있어 앞으로도 가격이 안정되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