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지급식 신흥국 채권 펀드, 하락장서도 연 6~7% 수익

베이비부머 은퇴자가 쏟아지면서 월(月)지급식 금융상품이 날이 갈수록 다채로워지고 있다. 월지급식 상품이란 목돈을 넣어 놓고 여기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매달 나눠 지급받는 형태다. 은퇴 후에도 매달 꼬박꼬박 수입이 들어오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그러나 작년 하반기 증시가 급락하면서 대부분의 주식형 펀드 수익률이 곤두박질 쳐 원금을 까먹었다. 예금이나 국채 관련 월지급식은 금리가 너무 낮은 것이 단점이었다.

이 때문에 초창기 주식형·채권형 펀드 형태로 출시되던 월지급식 상품이 최근엔 ELS(주가연계증권), 랩어카운트, 헤지전략 펀드 등으로 다변화하고 있다. 일부 증권사는 모든 금융상품에 '월지급 서비스'를 장착시켜 판매하고 있기도 하다. 안정성과 수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이른바 '중위험·중수익' 월지급식 상품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월 지급식 ELS
주가지수 50% 이상 하락 않으면 원금 보장하고 매월 1% 이자
시점 나눠 분산 가입하는게 좋아

◇매월 1%씩 주는 월지급식 ELS

최근 증시가 안정을 찾으면서 각광받는 것이 월지급식 ELS다. ELS는 특정 종목이나 지수가 일정한 범위를 이탈하지만 않으면 연 10% 정도의 고수익을 지급하는 파생상품이다. 특히 코스피200, 홍콩H지수, 미국 S&P지수 같은 주가지수와 연동돼 움직이는 지수형 ELS가 안정성이 높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나오는 월지급식 ELS는 대부분 주가지수가 50% 이상 하락하지 않으면 원금을 보장하고 매월 1%의 이자를 지급한다. 1억원을 가입하면 매달 세후 85만원 정도 받는 셈이다. 그러나 ELS의 가장 큰 단점은 조기 상환되면 다시 가입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는 것이다. 통상 6개월마다 주가가 일정한 범위 내에 있는 경우 계약이 해지된다. 주가 상승장일 경우 지수가 올라가 있는 상태에서 ELS에 다시 가입해야 해 하락에 대한 부담이 커진다. 이광헌 미래에셋증권 WM센터원 센터장은 "여러 개 ELS를 한꺼번에 가입하지 말고 가입 시점을 분산시켜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브라질 국채와 신흥국 채권 펀드

처음 월지급식 붐을 일으켰던 브라질 국채는 여전히 인기다. 연 10%의 쿠폰 금리를 주는 10년 만기 국채에 투자하면 매달 70만원 안팎의 수익이 지급된다. 투자 초기 6%의 토빈세(금융거래세)를 내야 한다는 점은 단점이지만 비과세 혜택은 강점이다. 조완제 삼성증권 팀장은 "헤알화 가치 하락 우려가 제기되지만 원화와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점, 브라질 경제가 내수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어 글로벌 경제 위기의 타격을 적게 받는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위험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펀드에 가입한다면 주식형보다는 채권형, 특히 신흥국 채권형 펀드가 중위험·중수익을 노리기에 좋다. 김용희 현대증권 팀장은 "과거 5년간 펀드 유형별로 수익률을 분석해본 결과 신흥국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가 하락장에서도 안정적으로 연 6~7%대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며 "추후 신흥국 통화가 강세 추세를 보일 가능성이 커 환차익까지 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즉시연금
평균 수명 늘어나 이자율 낮아져 4월 이전 가입하는 게 유리

◇안정 추구한다면 즉시연금

안정성을 최우선시 여기는 투자자라면 즉시연금도 고려할 만하다.

1억원으로 월지급식 은행 예금을 가입하면 매달 30만원이 채 안 되는 돈이 들어온다. 보험사가 팔고 있는 즉시연금은 매달 30만~37만원 정도 받는다. 즉시연금의 또 다른 장점은 비과세라는 점이다. 종합소득세에 합산되지 않아 금융 소득 4000만원 이상인 자산가들에 유리하다.

조완제 삼성증권 팀장은 "오는 4월 평균 수명이 연장되고 있는 현실이 반영돼 경험생명표가 수정되고 즉시연금 이자 지급률도 낮아지기 때문에 가입하려면 4월 이전에 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월지급식도 한 가지 상품에 '몰빵'하기보다 분산 투자할 필요가 있다. 박진환 한국투자증권 부장은 "월지급식을 상품으로 보지 말고 서비스로 접근해야 한다"며 "다양한 상품에 분산 투자해야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