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 찍은 국내 아웃도어… 中시장에 승부 건다

국내 아웃도어 업체들이 중국시장 공략에 열을 올리는 것은 시장 잠재력 때문이다. 2006년 2550억원 수준이던 중국 아웃도어 시장은 지난해 1조6000억원 규모로 6배 이상 성장했다. 업계에서는 생활수준 향상으로 중국 내 레저 인구가 빠르게 늘면서, 2015년엔 4조4500억원으로까지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폭발적으로 성장한 국내 시장의 전망이 밝지 않은 것도 중국 진출을 가속화하는 이유다. 한 아웃도어 업체 관계자는 "국내 시장이 최근 5년 동안 4배 정도 성장했지만, 앞으로는 성장세가 눈에 띄게 줄어들 수 있다"며 "중국에서 아웃도어 의류가 유행할 경우 그 파괴력은 국내 시장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중국 베이징 798예술구 내 'SZ갤러리'. 코오롱스포츠가 올해 봄·여름 아웃도어 상품을 소개하는 자리에 현지 언론과 패션·유통 관계자 200여명이 모였다. 토종 아웃도어 브랜드 블랙야크는 22일부터 베이징에서 열리는 ISPO(세계스포츠용품박람회)에 참가해 2012년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블랙야크 강태선 대표는 "이제 중국은 세계의 아웃도어 업체들이 공을 들여 공략해야 할 중요한 소비시장"이라고 말했다.

국내 아웃도어 업체들이 중국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시장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내 업체로는 최초로 1998년 중국에 진출한 블랙야크는 현재 200여개인 매장 수를 2015년까지 800개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블랙야크는 작년 11월 상하이 법인을 새로 세워 베이징 주변에 국한돼 있던 매장을 중국 남부로까지 확대할 기반을 마련했고, 지난해 220억원 정도인 중국 매출을 올해 2배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코오롱스포츠도 2009년 15개이던 매장을 2010년 30개, 2011년 50개로 늘렸다. 아웃도어 브랜드 '라푸마'를 앞세운 LG패션도 2015년까지 중국 아웃도어 매출 2000억원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중국에 진출한 국내 업체들은 한국과는 다른 중국 소비자의 아웃도어 개념에 맞는 제품 공급에 주력하고 있다. 실제 국내 아웃도어 소비자들은 전문 산악인 느낌의 디자인과 기능성을 갖춘 제품을 선호하지만, 등산 기회가 많지 않은 중국 소비자들은 가벼운 가족 나들이 때 입을 수 있는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실제 코오롱스포츠가 이번 겨울 인기 제품을 비교해보니 국내에선 방풍(防風) 기능을 강조한 다운파카와 절개선이 많은 기능성 디자인의 바지가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중국에선 엉덩이까지 덮을 수 있는 무난한 디자인의 재킷과 보온성이 강조된 누비바지가 인기였다. 코오롱스포츠 양문영 차장은 "중국 소비자들은 색상은 화려하지만 일상생활에서도 입을 수 있는 디자인을 더 선호한다"고 말했다.

남성 소비자가 약 70% 정도를 차지하는 국내와 달리 중국에선 여성 아웃도어 소비자가 많은 것도 업계가 주목하는 점이다. LG패션 관계자는 "중국 여성들이 패션 아이템으로서 아웃도어 브랜드를 선택한다는 점, 한류(韓流)를 동경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는 것도 업계의 중국진출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