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돈 푼다니까… 기·화·철(기계·화학·철강) 급등

특히 4분기 중국 굴삭기 시장의 비수기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던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 시장이 성수기로 돌입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지준율 인하 효과까지 더해지며 이날 3.6% 급등했다. 이날 코스피지수가 0.07% 오른 것과 비교하면 큰 상승폭이다.

중국의 통화정책이 완화되면 투자가 활발해져 소재와 산업부분에 대한 수요도 확대된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46% 정도로 높다. 또 중간재 수출을 많이 하는 철강·화학업체들에도 호재다.

이날 호남석유는 3.8%, LG화학은 2.3%, 현대제철은 2.7%, 현대하이스코는 2.7% 상승했다. 중국 소비 확대에 베이직하우스는 4.8% 급등했다.

◇중국상장기업에도 기대감

중국기업이라는 이유로 국내 증시에서 저평가됐던 한국증시 상장 중국 기업들에도 훈풍이 불었다. 그동안 중국고섬의 회계 부정으로 인한 상장폐지, 중국원양자원의 주주와의 의사소통 미흡 등으로 모든 중국 기업들에 대한 중국 리스크(위험)가 부각된 상태였다.

이날 중국식품포장은 전날보다 8% 넘게 급등했으며 완리는 4%, 차이나킹은 2%, 차이나그레이트는 1% 넘게 상승했다. 이들 모두 수출보다는 내수와 관련된 기업이라 이번 지준율 인하로 인한 소비 증가에 기대감이 불거졌다.

한화증권 김희성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중국기업들을 못 믿겠다는 투자자가 많았지만, 모든 중국기업이 그런 것은 아니다"라며 "중국식품포장·완리·차이나킹·차이나그레이트는 실적도 꾸준히 잘 나왔다"라고 말했다.

◇선반영·중국경제 우려감도…

다만 중국 긴축완화를 포함해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의 통화정책 완화 효과가 주식시장에 선(先)반영됐다는 의견도 있다. 이날 중국에서 활발한 사업을 펼치고 있는 오리온은 1.2%, LG생활건강은 0.5% 하락했다.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감도 있다. 중국이 지준율을 인하한 것은 기본적으로 경기가 안 좋아질 수 있다는 걱정으로 이뤄진 결단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IMF(국제통화기금)는 "유럽 위기가 심화되면 중국의 GDP 성장률이 4%대로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교보증권 김형렬 애널리스트는 "지난 2008년 지준율 인하 당시, 두자릿수 성장을 이어가던 중국경제 성장률이 2009년 1분기 6%로 낮춰진 적이 있었다"며 "당시 중국 관련주 상승이 단기에 그쳤다는 점에서 기업 실적이 주가 상승에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중국이 두 달 여만에 기습적으로 '지급준비율(지준율) 인하' 카드를 꺼내며 돈줄을 풀겠다고 밝히자, 이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는 종목에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중국이 지준율을 낮추는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이다. 작년 12월의 인하는 3년 만에 처음이었는데, 다시 두 달 만에 지준율을 낮춘 것. 지준율은 시중 은행들이 고객으로부터 받은 예금 자산 중 일부를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적립해야 하는 비율로, 지준율을 인하하면 시중에 돈이 풀리게 된다.

유럽·미국·일본의 통화완화 조치 이후 들려온 중국의 지준율 인하 소식으로 시중에 자금이 풀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더욱 높아졌다. 현재 미국은 초저금리를 유지하고 있으며 BOE(영란은행)와 BOJ(일본중앙은행)도 경기 부양을 위해 돈을 풀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장기대출 프로그램 (LTRO)을 통해 증시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중국발 훈풍에 기·화·철 날개

중국의 지준율 인하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집중했던 중국정부가 '경제성장'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전망이 불거졌다. 그동안 중국의 긴축정책으로 수요가 억제됐던 기계·화학·철강 업종은 20일 1~1.7%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