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의 깊은 맛, 나이 들수록 더욱 오묘하네요"

나이들면 눈이 침침해지고 기억력도 떨어지고…. 그런데 "배움, 공부 앞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외치는 '만학도(晩學徒)'는 끊이질 않는다. 각 대학들의 졸업 시즌인 요즘 역시 예외는 아니다. 대학교수 출신으로 공학박사 학위를 가진 김복만(金福萬·64) 울산시교육감. 김 교육감은 오는 25일 방송통신대학에서 교육학 학사 학위를 받는다. 지난 2009년 이 대학 교육학과 3학년에 편입한 지 3년 만이다. 김 교육감은 "교육감 업무에 쫓기느라 학점을 이수하기가 쉽지 않아 졸업이 1년 늦어졌다"고 말했다.

김 교육감은 앞서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당선돼 같은 해 7월 취임했다. 그는 1971년 한양대 공업경영학과를 졸업하고 81년 건국대 석사, 91년 한양대 박사를 딴 뒤 울산대 산업공학과 교수로 재직하던 중 교육감에 당선됐다. 김 교육감은 "2007년 초대 직선 교육감 선거에 출마했다 낙선한 뒤 초·중·고등학교 교육정책에 대한 공부가 많이 부족했다는 반성을 크게 하면서 공부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늦게나마 배운 학문을 울산지역 학생과 학부모에게 실제 도움이 되는 교육정책으로 펴는 데 활용하겠다"고 덧붙였다.

부산의 대표적 서점이자 국내 최고(最古)의 대형서점인 영광도서 김윤환(金潤煥·62) 대표는 최근 동아대 대학원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활동이 고객충성도 및 프리미엄 가격 지불의도에 미치는 영향 : CSR 진정성 정도의 조절효과를 중심으로'란 논문으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7년 3월 이 학교 박사 과정에 입학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란 논문 주제도 요즘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되고 있는 '따뜻한 자본주의' '자본주의 4.0' 등의 논의와 잇닿아 있다. "기업의 사회적(경제적, 윤리적, 자선적, 법률적) 책임 활동의 진정성에 따라 제품신뢰도 및 기업이미지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의 정도가 달라진다"는 것이 이 논문의 요지다.

국내 최장·최대의 독서토론회 개최, 문학콘서트 개설, 한문 등 시민무료강좌 운영 등은 김 대표가 영광도서 CEO로서 펼쳐온 사회적 책임 활동이다. 김 대표는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우리 사회 전체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다음 세대에 더 좋은 세상을 물려주기 위한 진정한 투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