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서 무농약 인삼재배 성공했다

인삼은 저온·반(半)음지성 작물로 햇빛이 닿으면 잎과 줄기가 시든다. 빗물과 습기에도 약해 점무늬병·탄저병·역병 등에 쉽게 걸린다. 농가들은 경사식 해가림 시설로 인삼을 재배하면서 5월부터 8월까지 자주 농약을 뿌려야 한다.

전북도 농업기술원이 농약을 치지 않고 인삼을 재배하는 기술을 정립했다. 도 농업기술원 특화작목연구소가 시험포에서 5년 동안 무농약으로 인삼을 재배하면서 전북인삼연구회 회원 30여명에게 이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회원들은 모두 10㏊쯤에서 농약 없이 인삼을 재배하면서 친환경 인증을 받으려 하고 있다.

특화작목연구소 김동원 박사가 개발한 무농약 인삼재배 기술의 핵심은 비닐하우스 시설. 비닐 하우스는 햇빛을 가려주고 빗물을 차단하면서 점무늬병 등의 발생을 10%로 줄인다. 연구소는 농약 대신 친환경 농자재인 네오보르도나 석회보르도액을 물에 1000배로 희석해 2주에 한 번꼴로 엽면에 살포한다. 이들 분말은 유산동(硫酸銅)과 생석회를 혼합한 것으로 99%의 방제효과를 나타냈다.

김동원 박사는 "비닐하우스에서는 노지에서 40%쯤에 이르는 인삼 결주(缺柱) 비율을 5%쯤까지 낮추면서 사포닌 함량도 10%쯤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하우스가 늦가을까지 보온해 인삼 잎들의 낙엽 시기를 11월 하순으로 늦추면서 더 튼실하고 굵게 뿌리를 생육케 한다는 것이다. 김 박사는 "기름지지 않으면서 유기물을 잘 넣어줘 건강한 토양에 심은 인삼은 튼튼히 자라 내병력도 높다"고 덧붙인다.

무농약 인삼재배 기술 개발이 알려지면서, 벌써부터 KT&G와 유명 화장품사들이 계약재배 의사를 밝혀오고 있다. 유명 화장품사는 친환경 인삼을 일반 인삼보다 갑절 가격에 매입하겠다고 전북인삼조합에 알려왔다.

특화작목연구소는 검정색보다 푸른색 차광막으로 걸러낸 햇빛 파장이 인삼 생육에 더 이롭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우선 전북 14개 시·군 농업기술센터를 통해 이들 기술을 인삼작목반 등에 보급하면서 농가 컨설팅도 펴나갈 계획이다.

김정만 특화작목연구소장은 "친환경 인삼은 농가소득과 함께 고려인삼 종주국으로서 위상도 높이게 될 것"이라며 "유용 미생물 균주를 활용하는 기술도 세워 품질을 더욱 높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