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가격인상… FTA 비웃는 명품가방 콧대

이탈리아의 명품 패션브랜드 프라다가 23일부터 일부 제품의 가격을 평균 3.4% 인상한다고 21일 밝혔다. 특히 한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품목 중 하나인 '사피아노 럭스(BN 1786)' 가방은 187만원에서 206만원으로 10% 정도 인상된다.

프라다 측은 "지금까지는 이탈리아 내 판매가보다 7% 정도 낮게 한국에서 팔리고 있었는데, 작년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반영하면서 현지보다 2.4% 정도 비싸진다"고 말했다. 프라다는 지난 1월 한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는 먼저 가격을 올렸었다.

프라다 외에도 올 들어 수입 브랜드들이 가격을 줄줄이 올리고 있다. 작년 7월 한·EU FTA가 발효되면서 가방·구두는 8%, 화장품은 6.5% 관세가 즉시 철폐됐지만, 명품업체 본사들의 '고가정책' 때문에 명품 가격은 오히려 올랐다. 에르메스는 1월 5일 평균 5% 가격을 올렸고 샤넬은 지난 1일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10% 인상했다. 샤넬브랜드 가방 중 국내에서 가장 인기있는 '클래식 캐비어 미디엄'은 550만원에서 600만원으로, '2.55 빈티지 미디엄'은 610만원에서 670만원으로 올랐다. 에르메스도 '켈리 35'백은 921만원에서 998만원으로, '버킨 30'백은 1090만원에서 1190만원으로 인상됐다. 에르메스의 경우 가방뿐 아니라 넥타이 역시 25만원에서 27만원으로, 스카프는 52만원에서 57만원으로 각각 인상됐다.

화장품이나 잡화 가격도 올랐거나 곧 오를 예정이다. 크리스찬디오르의 향수 미스디오르 블루밍부케(50mL)는 9만8000원에서 10만5000원으로 올랐다. 앞으로도 유럽 명품브랜드들의 가격 인상이 계속 예정돼 있어 구입을 서두르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지난 1월 명품 매출이 1년 대비 20%로 올라, 전 품목 중 매출 성장이 가장 두드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