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희동 '자화상' 보려면 덕수궁미술관… 김환기는 과천, 이불은 서울관 가세요

고희동(高羲東·1886~1965)의 '자화상'(1915)을 보려면 덕수궁미술관으로, 김환기(金煥基·1913~1974)의 '무제'(1969)를 보려면 과천관으로, 이불(48)의 '영원한 삶'(2001)을 보려면 서울관(소격동)으로….

내년 하반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개관하면 관람객들은 관람하고자 하는 작품의 연대에 따라 각각 다른 전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겨야 할 전망이다.

정형민(60) 국립현대미술관장은 21일 취임 한 달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갖고 "광복 이전 미술작품은 덕수궁미술관, 광복 이후의 한국 20세기 미술작품은 과천관, 요즘 미술의 경향을 보여주는 동시대 미술작품은 서울관에서 중점적으로 소장·전시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이를 위해 우선 덕수궁미술관을 근대 전문 미술관으로 중점 육성한다. 상설전시실이 없는 덕수궁미술관에 근대미술품 중심 상설전시실을 꾸미고, 기획전도 근대미술품 중심으로 진행한다는 계획. 3층 전시실에 천창(天窓)을 설치하는 등 2억8500만원을 들여 4월까지 덕수궁미술관을 리노베이션한다.

정형민 관장은 "과천관, 서울관, 덕수궁관의 세 공간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국립현대미술관이 한국 근·현대미술사 정립의 토대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