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개 지자체, 생활하수 매일 7만t 더 배출했다

오염물질을 초과 배출해 환경부로부터 다음 달부터 '신규 개발사업 금지' 통보를 받은 낙동강·금강·영산강 수계 소속 20개 지자체는 혼란에 빠졌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22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관광지를 개발하거나 공장을 추가 유치하는 등 일체의 개발행위가 불가능해졌다"면서 "오염물질 배출 초과량을 해소해야 새로운 개발을 할 수 있는데 앞으로 몇 년이 걸릴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본지가 입수한 환경 당국의 '3대강 1단계 수질오염총량제(2006~2010년) 초과 지자체 현황 및 조치 계획' 문건에 따르면 이들 20개 지자체는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 기준으로 수질 오염물질을 당초 배출허용량보다 매일 평균 1만4034㎏ 초과 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BOD 기준 오염물질 1㎏은 악취가 코를 찌르는 생활하수(BOD 200ppm 기준)가 매일 5t씩 강으로 흘러드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이들 20개 지자체는 지난 2010년 한 해 동안 매일같이 20t 트럭으로 3500대가 넘는 생활하수를 낙동강·금강·영산강에 추가 방류한 셈이 된다.

20개 지자체 중 전남 나주시의 초과 배출량이 1일 2181.9㎏(20t 트럭 555대 규모)으로 가장 많았다. 나주시는 수질오염총량관리제 시행 전에는 수질 오염물질을 BOD 기준으로 1일 평균 8972.5㎏ 이하로 배출하기로 약속했지만 결과는 이보다 24%(2181.9㎏) 많은 1만1154.4㎏(2010년 기준)을 배출했다. 충북 청원군은 당초 계획보다 28% 많은 1일 평균 2167㎏을 초과 배출했고 전남 함평군(1625㎏), 광주광역시(1586㎏), 전북 정읍시(1563.5㎏) 등 순으로 배출량이 많았다. 20개 지자체 중 초과 배출량이 가장 적은 곳은 20.7㎏을 기록한 경북 칠곡군이었다.

일부 지자체는 "설마 환경 당국이 개발 금지라는 조치까지 취하리라곤 예상치 못했다"며 반발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은 이들 지자체 스스로 초래한 결과라는 지적이 많다.

정부 관계자는 "1단계 수질오염총량관리제가 시행되는 5년 동안 개발과 함께 단계적으로 수질 오염물질을 줄이는 노력을 병행했어야 하는데 일부 지자체는 개발에만 주력한 대신 수질 보전 노력은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하수처리장이나 저류지 등 오염물질의 농도를 낮추는 환경시설 설치를 약속했으면서도 예산 부족이나 주민 반발 등을 이유로 이를 이행하지 않은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환경부는 일단 20개 지자체에 대한 제재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개발행위 전면 금지에 따른 파장을 우려해 일부 지자체는 구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질오염총량관리제

목표 수질을 달성하기 위해 지자체별로 할당된 오염 물질 배출 허용량을 초과한 지자체를 제재하는제도. 적정 수준의 지역 개발과 수질 보전을 동시에 꾀하는 것이 목적. 2006년 낙동강·금강·영산강 수계에서 먼저 시행됐으며, 현재 강제성이 없는 한강 수계 지자체도 2013년 6월부터는 의무제로 전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