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관리 엉망' 제재… 오송 단지(생명과학단지) 짓는 청원 초비상

환경부는 이와 관련, '오염물질 미(未) 삭감량(=당초 목표한 삭감량에서 실제 삭감량을 뺀 것)'이 큰 지자체일수록 더욱 엄격한 제재를 가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지자체별 미 삭감량은 광주광역시가 1일 평균 5886.2㎏으로 가장 크고 청원군(2294.5㎏), 나주시(1853.2㎏), 담양군(877.7㎏), 정읍시(806.1㎏) 등의 순이다.

지역 경제에 미칠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됐다.

환경부는 23일 기자 브리핑을 갖고, 1단계 수질오염총량관리제가 2010년으로 종료됐지만 2011년과 올해 2월까지 14개월 동안 하수처리장 건설 실적 등을 1단계 오염물질 삭감량으로 인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구제 방안을 발표했다. 원래 2단계 수질오염총량관리제(2011~2015년)에 포함돼야 하는 2011년 이후의 오염물질 삭감 실적을 1단계 삭감 실적으로 인정해 주겠다는 것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삭감 실적을 앞당겨 적용해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20개 지자체로부터 2011년 이후의 오염물질 삭감량 자료를 추가 제출받아 이달 말까지 검토를 끝낸 뒤 제재 대상 지자체를 최종 선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럴 경우 행정 제재 대상은 당초 20개 지자체에서 10여개 안팎으로 변경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낙동강·금강·영산강 수계에 있는 20개 지자체가 허용량을 초과하는 수질 오염물질을 과다 배출, 다음 달부터 신규 개발사업 금지 등 행정 제재가 예고된 가운데, 환경부가 이들 지자체에 대해 초과 배출량을 해소하지 않을 경우 신규 개발사업뿐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사업도 제재하겠다는 방침을 통보한 것으로 밝혀졌다.

A지자체 관계자는 23일 "환경부가 지난 16일 20개 지자체 관계자들을 불러 배출 허용량 초과분을 해소하기 전까지는 기존 사업에 대해서도 '환경영향평가 부동의' 방식을 통해 제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고 말했다. 이 같은 초강경 방침이 나오자 일부 지자체는 지역 경제가 사실상 마비될 수 있다며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1단계 수질오염총량제(2006~2010년)가 시행된 지난 5년간 배출 허용량인 1일 평균 7736.4㎏보다 2167㎏을 더 배출한 충북 청원군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청원군이 이 초과배출량을 해소하지 못할 경우 현재 진행 중인 오송생명과학단지와 오창과학산업단지 등 제2산업단지의 개발이 당장 차질을 빚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청원군 관계자는 "제2산업단지에 기업들이 계속 입주하면 환경부로부터 '환경영향평가 변경 협의'를 받아야 하는데 오염물질 배출 초과량을 해소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환경부의 변경 협의 동의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렇게 되면 투자 유치를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 계획은 완전히 중단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원군은 이에 따라 신규 개발 사업에 대한 제재는 어쩔 수 없이 수용하더라도 지역 경제 타격을 막기 위해 제2산업단지 조성 등 계속 사업은 제재 대상에서 풀어줄 것을 환경부에 요청할 계획이다.

혁신도시 건설과 미래산업단지를 조성 중인 전남 나주시를 비롯한 일부 지자체도 청원군과 같은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는 지난 5년간 개발 사업을 벌이는 데만 치중하고 오염물질 삭감 노력을 게을리 한 지자체에 대해선 제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배출 허용량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개발사업의 규모를 줄이거나 하수처리장 등 오염물질 처리시설을 서둘러야 하는 게 정상"이라며 "이런 노력을 아예 기울이지 않은 지자체의 경우 제재를 빠져나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