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TALK] 아카데미상 받기 운동

"아카데미상을 위해 이렇게 캠페인을 하러 다녀야 하는 줄 몰랐어요!"

지난해 11월 영화 '아티스트'의 주연 장 뒤자르댕이 한 언론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는 영화가 미국에서 개봉한 그때부터 최근까지 방송 토크쇼와 파티, 인터뷰에 빠지지 않고 참석해야 했다고 한다.

이렇듯 아카데미상을 받으려면 선거 운동을 하듯 캠페인을 벌여야 한다. USA투데이는 21일 "요즘에는 자고 일어나 그냥 오스카상을 받을 수 없다. 배우가 누구든 상관없이 밖에 나가 캠페인을 해야 한다. 조지 클루니, 브래드 피트, 메릴 스트립 등의 스타 배우들이 후보에 오른 올해의 아카데미 캠페인은 특히나 치열하다"고 보도했다.

아카데미 '수상 운동'의 기본은 선거인단 격인 아카데미 회원 7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시사회 개최, DVD 발송, 간담회 개최 등. 시사회에 주연배우들을 참여시키거나 시사회 후 파티나 리셉션 등을 열어 수상 후보자들과 아카데미 회원들을 만나게 하는 식으로 '득표활동'을 벌인다. 후보작에 관련된 인사가 '개인 파티'를 열어 아카데미 회원들을 초대하기도 한다. 한 아카데미 회원은 할리우드 리포터지(紙)에 "당신이 만약 아카데미 회원이면 12월부터 아카데미 투표가 끝날 때까지 매일 밤 파티에 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경쟁작을 깎아내리는 '네거티브 캠페인'도 벌어진다. 2009년 대니 보일 감독의 '슬럼독 밀리어네어'를 견제하기 위해 경쟁사(자)에서 "촬영기간 인도 현지 어린이들을 착취했다"는 소문을 퍼뜨렸다. 2002년 아카데미 직전에 "'뷰티풀 마인드'의 실제 주인공 존 내시 교수가 반(反)유대주의자"라는 얘기가 돈 것도 같은 배경이다.

악착같은 캠페인은 '이변'(異變)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1999년 존 매든 감독의 '셰익스피어 인 러브'가 가장 유력한 후보였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제치고 작품상 등 7개 부문에서 수상한 게 대표적이다. 뉴욕 매거진 등 미국 언론들은 "'셰익스피어 인 러브'의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이 공격적 캠페인을 벌인 결과"라고 분석했었다. 캠페인이 해를 거듭할수록 과열되자 아카데미협회는 해마다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