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건급 안 되도 십만원이면 나도 '딩주'

◇부동산펀드로 빌딩 주인 돼볼까

부동산펀드는 크게 대출형과 임대형으로 나뉜다. 대출형은 부동산 개발과 관련된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펀드가 빌려주고 미리 정한 이자를 받아 투자자들에게 배당하는 방식이고, 임대형은 부동산을 매입해 임대를 놓고 그 임대수입을 투자자들에게 배당하는 방식이다.

대출형의 경우 시공사나 금융기관의 보증을 받은 채권에 투자하기 때문에 개발사업에 따른 위험에 직접 노출되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개발사업 자체가 부실해질 경우 제대로 이자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KB운용의 'KB웰리안부동산8'이나 하나UBS의 '하나UBS클래스원특별자산3C1' 같은 대출형 부동산펀드들은 지난해 각각 -47.9%, -25.6%의 손실을 냈다. 반면 임대형은 대부분 건물이 다 지어지고 임차인이 정해진 빌딩을 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덜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 출시돼 있는 11개 대출형 펀드의 최근 1년 수익률은 -11.2%로 저조한 반면, 3개의 임대형 펀드는 6.7% 수익률로 선방했다.

◇씨가 마른 공모형…리츠로 눈 돌려볼까

요즘은 개미들이 투자할 수 있는 공모형 부동산펀드는 거의 씨가 말랐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부동산에 투자하는 특성상 5~7년을 묶어둬야 하는 '폐쇄형'이어서 환금성이 떨어지는데다, 운용사 입장에서도 기관들이 뭉칫돈을 들고 오는 마당에 굳이 번거롭게 공모로 자금을 모을 필요성을 못 느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지난해 이후 만들어진 70개 부동산펀드가 모두 사모방식으로만 3조6000억원가량의 자금을 조달했다.

현실적으로 부동산펀드 투자가 쉽지 않다면 리츠(REITs)에 투자할 수도 있다. 리츠는 부동산에 투자한다는 점에서는 부동산 펀드와 같지만 펀드가 아닌 회사 형식이라는 점에서 다르다. 리츠 투자자들은 주주 형식으로 부동산 투자에 참여하게 된다. 리츠는 기업 구조조정용 부동산에 투자하는 기업구조조정(CR)리츠, 투자와 자산운용을 외부 자산관리회사에 위탁하는 위탁관리리츠, 회사가 직접 투자와 운용을 맡는 자기관리리츠로 구분되는데, 어떤 부동산에 투자하느냐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달라진다.

개발 자금 빌려주는 대출형보다 임대수입 배당하는 임대형이 안정적
대박은 없지만 기대 수익 年7~10%
최소 5~7년 묶어둬야해 환금성 낮고 공모형 펀드 기회 많지 않은 게 단점

서태지, 장동건, 장근석, 송승헌, 박찬호, 이승엽의 공통점은? 모두 100억원 넘는 고가 빌딩을 소유한 스타들이다. 이들 외에도 웬만큼 이름난 연예인들이 빌딩에 투자했다는 뉴스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비단 연예인뿐 아니라 돈 많은 기관투자가들도 빌딩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사모펀드의 부동산펀드 설정액은 최근 3년 사이 8조원 이상 늘어나 최근 15조4708억원까지 증가했다. 이 기간 전체 사모(私募)형펀드 설정액이 117조원에서 109조원으로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요즘 기관들이 얼마나 부동산에 꽂혔는지 짐작할 수 있다.

큰손들이 너도나도 부동산 투자에 나서는 가장 큰 이유는 금융위기 이후 '꾸준하고 안정적인 수익'에 대한 열망이 커졌기 때문이다. 주식은 대박이 날 수도 있지만 위험이 너무 크고, 채권은 수익이 너무 낮다. 이에 반해 우량 빌딩은 대박을 내기는 힘들지언정 연 7~10%대의 안정적인 수익이 가능하고, 운이 좋으면 시세차익까지 노려볼 수 있다. 하지만 거액자산가가 아닌 서민들에겐 수십억~수백억원대 빌딩 투자는 '그림의 떡'이다. 그렇다고 포기하진 말자. 부동산펀드나 리츠 등 간접투자상품을 이용하면 누구나 단돈 10만원만 갖고서도 딩주(빌딩 주인이란 뜻의 신조어)가 될 수 있다.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강남킴스클럽 건물에 투자해 재임대한 '뉴코아강남'과 STX남산타워에 투자한 '코크렙제11호' 등은 연 10% 넘는 수익을 올리고 있다. 반면 미분양아파트에 투자한 8개 리츠는 5~20% 손실을 기록했다. 부동산펀드나 리츠 중에는 주식시장에 상장돼 거래되는 경우도 있다. 인천공항고속도로 등에 투자한 맥쿼리인프라, 미래에셋 본사가 입주한 '센터원'에 투자한 맵스리얼티1,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자기관리리츠인 케이탑리츠 등이 여기에 속한다. 주식으로 거래되기 때문에 소액으로 부동산에 투자하면서도 환금성이 있는 반면, 일부 상장 리츠사의 경우 주가가 급등락하고 상장폐지된 경우도 있는 만큼 옥석을 잘 가려 투자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