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농협·수협·신협의 단위조합이나 보험사에서 돈을 빌리기가 어려워질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26일 400조원을 돌파한 2금융권 가계 대출을 억제하기 위해 상호금융사와 보험사의 대출 규제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금융위가 2금융권 대출 억제 대책을 내놓은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은행 대출을 억제하는 내용의 가계 부채 종합 대책을 시행했더니 '풍선 효과'로 2금융권 대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금융위는 먼저 농협·수협·신협의 단위조합이 비(非)조합원에 대한 대출을 연간 신규 대출의 3분의1 이하만 할 수 있게 했다. 현재 수협은 비조합원에게 아무런 규제 없이 대출을 하고 있고, 농협은 신규 대출의 절반까지 조합원이 아닌 사람에게 빌려주고 있다. 금융위는 조합원 가족도 비조합원으로 간주해 조합원 범위도 축소했다.
금융위는 또 상호금융사가 예대율(대출금을 예수금으로 나눈 비율)을 80%로 유지하도록 하는 '2중 규제'를 가한다. 예금 100억원을 받으면 대출을 80억원 이상 못하게 한다는 것이다. 당국이 상호금융사의 예대율 관리에 들어간 것은 처음이다.
시중은행이 예대율을 100%로 유지하도록 지도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상호금융사에는 좀 더 엄격한 규제를 가하는 셈이다. 전국 상호금융 조합 약 2500곳 중 약 350곳의 예대율이 80%를 상회한다.
금융위는 보험사에 대해서는 가계 대출 대손충당금 적립 기준을 은행 수준으로 강화하고, 보험사의 건전성 판단 기준인 RBC(위험 기준 자기자본)를 산출할 때 주택 담보대출이 많으면 불리하게 할 예정이다.
2금융권 가계 대출은 지난해 말 402조원으로 은행권(455조원)과 비슷한 수준까지 늘었다. 2004년 198조원(제2금융권) 대 276조원(은행권)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증가 속도가 은행권보다 훨씬 빠른 셈이다.
하지만 2금융권까지 대출을 억제하면 저소득·저신용자들이 불법 사채시장으로 내몰릴 가능성이 커진다. 정은보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미소금융·햇살론·새희망홀씨와 같은 기존 서민 우대 금융 상품을 확대해 서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