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상 편파 논란… 투표인단 보니] 50세이상(79%), 백인(94%), 남성(77%)

"투표권을 가진 미 영화과학아카데미 회원들이 성(性), 연령, 인종면에서 특정 층에 편중돼 있어 관객이나 영화계 전체의 의사를 대변하기 어렵다." 올해도 아카데미 선정 투표의 대표성·편파성 논란이 재현됐다.

발단은 LA타임스가 지난 19일(현지 시각) 지금껏 한 번도 전체 명단이 공개된 적이 없었던 투표권자 5765명 가운데 5100여명의 신원을 파악, 분석해 보도한 것. 신문에 따르면 투표권자 가운데 94%가 백인이었다. 성별로는 남자가 77%, 여자가 23%였다. 평균 연령은 62세로 50세 이하는 전체의 13%밖에 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다음 날 이 조사결과를 인용하며 "(50대 이상의 백인 남성이 대부분인) 아카데미 투표인단은 평범한 영화 관객보다는 미 공화당의 대통령 선거인단에 가까운 집단"이라며 투표인단의 '균형 감각'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이런 논란이 처음은 아니다. 시상자에 흑인 남성이 한 명도 없었던 지난해 시상식이 끝난 뒤 흑인 배우 새뮤얼 잭슨은 LA타임스에 이메일을 보내 "프롬프터를 읽을 수 있는 흑인 남자배우가 한 명도 없는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흑인 인권운동가인 제시 잭슨 목사도 1996년 "(투표권자의 편중은) 할리우드의 인종적 편협함과 문화적 폭력성을 보여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