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TALK] 상영 홀대 '아티스트' 상 받으니 칙사대접

미셸 아자나비슈스 감독의 '아티스트(The Artists)'가 27일 제8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주요 5개 부문을 휩쓸고 있을 때 이 영화의 국내 수입배급사인 영화사 진진에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멀티플렉스 CGV가 자사의 무비꼴라쥬관(예술영화 전용관) 9곳에서 해 오던 '아티스트' 상영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해 온 것이다. "다음 달 1일부터 그곳에서 '한국 독립영화 페스티벌'을 해야 한다"는 이유였다. '아티스트'는 16일 개봉할 때만 해도 상영관이 90개였지만 아카데미 시상식 당일인 27일에는 58개로 줄어든 상태였고, 그마저도 관객이 거의 없는 오전 9~10시와 오후 9시대에 주로 상영되고 있던 참이었다.

하지만 '오스카'가 다 죽어가던 '아티스트'를 살려놓았다. '아티스트'가 아카데미에서 쟁쟁한 영화들을 제쳤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관객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극장 매표소마다 '아티스트는 상영 안 하느냐'는 문의가 꽤 들어왔다"(멀티플렉스 관계자)는 것. 이러자 멀티플렉스 영화관들의 '대우'가 달라졌다. 개봉 2주차에 19개관(무비꼴라쥬 9개관 포함)에서 '아티스트'를 틀었던 CGV는 이번 주말까지 31개관으로 늘리기로 했고, 롯데시네마도 17개관에서 30개관으로 상영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영화사 진진 측은 "한때 48개까지 떨어졌던 상영관이 80여개로 늘어날 뿐만 아니라, 관객이 많이 드는 프라임 타임(오후 6~8시)에도 상영될 것 같다"라고 했다.

'아티스트'는 1920년대 말 유성영화의 탄생으로 몰락해가던 무성영화 배우 조지 밸런타인(장 뒤자르댕)이 겪는 사랑을 그린 무성·흑백영화. 국내 개봉 이후 12일 동안 4만8000여명의 관객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