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옥(58)씨는 30년간 서울 직장 생활을 마치고 3년 뒤면 고향 전남으로 돌아갈 계획이다. 평생 모은 재산이 거액은 아니지만, 자신의 노후 자금으로는 넉넉한 편이다. 그 돈으로 부인과 함께 거주하기 위해 마련할 주택은 장흥군에 자리했다. 고향 고흥 금산면(거금도)과도 가까운 편이다.
김씨는 "귀농이랄 것은 없지만 텃밭 일구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싶다"며 "서울에서 이런 생활을 항상 상상하며 지내왔다"고 말했다. 김씨는 "차로 1시간 넘게 달리면 광주에 닿기 때문에 생활에 큰 불편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전남도가 김씨와 같은 50년대 중반 베이비 붐 세대(베이비 부머)로 태어난 은퇴자를 겨냥한 휴양·전원마을을 대규모 조성한다.
전남도는 2016년까지 전남도 내에 55개 휴양·전원마을을 조성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를 위해 22개 시·군과 공동으로 도시민 유치추진단을 구성한다.
도는 "베이비 부머는 한국 전쟁이 끝나 폐허로 변한 우리나라를 일으킨 산업 역군이었다"며 "대부분 곧 은퇴가 예상돼 이들이 거주할 대규모 전원마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제 형편이 비교적 풍족한 이들을 유치하면 지역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도는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휴양·전원 마을을 조성할 계획이다.
우선 수요자들의 선호도를 반영, 농어촌 전원마을(체험·소득창출·전업형) 25개소, 건강·휴양마을(산림·강변·도서연안형) 25개소를 만든다. 또 휴양관광타운(한·중·일 체인형 시니어타운) 5개소를 조성할 방침이다.
특히 도는 기업 투자 유치 시스템을 마을 조성사업에도 도입, 마을 후보지 선정과 입주자 모집, 마을별 유형과 인센티브 개발에 이르는 전 과정을 공급자가 아닌, 실수요자 중심으로 추진해 나간다.
전남도는 "다음 달까지 22개 시·군과 함께 도시민 유치추진단을 구성한다"며 "해당 부지와 투자유치 대상을 물색한 뒤 4월부터 본격 유치활동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김범수 도 투자개발과장은 "실적이 우수한 시·군에는 인센티브도 지급한다"며 "도와 시·군 부서 간 협조체제를 구축하고 도시민 유치를 위한 종합 매뉴얼도 만들어 체계적인 유치활동을 벌인다"고 했다.
베이비 부머 세대는 6·25전쟁 이후 1955~1963년 사이 태어난 세대를 말한다. 국내 인구의 14.7％(714만명)를 차지한다. 한국의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끈 현대사의 실질적 주역이다. 그러나 자녀 양육과 부모 부양의 책임을 동시에 지는 마지막 세대이자 노후를 스스로 준비해야 하는 첫 세대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