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소득공제 없애고 체크카드에만 혜택 줘야"

자영업자의 탈세를 막고 세원(稅源)을 더 확보하고자 도입된 신용카드 소득공제가 그 기능을 다한 만큼 신용카드 소득공제 혜택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신용카드 거래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연간 7조원에 달해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는 점도 소득공제 폐지론의 근거로 제시됐다.

김재진 조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납세자의 날 기념 정책토론회' 주제발표를 통해 "2000년부터 본격 도입된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로 인해 2000년부터 2010년까지 11년간 72조원의 사회적 비용이 유발됐다"고 주장했다.

사회적 비용은 ▲자영업자들이 카드사에 낸 가맹점 수수료 52조6500억원 ▲소득세 환급액 등 조세지출비용 19조1925억원 ▲지금은 폐지됐지만 무작위 추첨을 통해 신용카드 사용자에게 지급한 복권 당첨금 지급액 804억원을 합한 것이다.

김재진 연구위원은 "체크카드가 신용카드를 완전히 대체했다면 11년간 29조61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신용카드 수수료는 결제대금의 1.5~4.5%인데 반해 체크카드 수수료는 1.0~1.7%로 매우 낮아 체크카드 사용을 장려하면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논리다.

김재진 위원은 "신용카드 사용을 통한 사업자들의 매출액 파악이 자리를 잡은 만큼 신용카드 소득공제는 철폐하고 체크카드나 직불카드에만 소득공제 혜택을 남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에 대한 반론도 적지 않다. 보통 사회적 비용은 비효율로 인해 경제 전체가 손해를 본 비용을 의미하는데, 신용카드 관련 사회적 비용 72조원 가운데 수수료는 가맹점주로부터 카드사로, 조세지출비용은 정부로부터 카드 사용자들에게 소득이 이전된 것이기 때문이다. 또 김 연구원의 분석에는 현금 결제에 따른 불편 감소 및 세원 확충 효과가 빠져 있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카드사의 매출, 카드 이용자들에 대한 소득세 환급액을 사회적 비용으로 보는 논리엔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연구원은 "사회 전체적인 관점에서 가맹점 수수료는 거래의 효율성을 해치는 사회적 비용으로 봐야 한다"며 "거래비용이 낮은 체크카드로 신용카드를 대체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