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부모님 뜻이었을 뿐… 이 賞 받아도 되나요?"

"이런 상(賞)을 제가 받아도 되나 싶어요. 더 좋은 일 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전북 군산에서 앙금빵 제과점으로 유명한 이성당 대표 김현주(50)씨는 "쑥스럽다"며 연신 수줍게 웃었다.

김씨는 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납세자의 날 기념식에서 '아름다운 납세자상'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이 상은 세금도 잘 내고, 봉사활동을 하며 나눔을 실천하는 납세자에게 정부가 주는 상이다. 작년 첫 시상에 이어 올해에도 33명이 수상했다.

김씨는 시어머니에 이어 2대째 노인복지시설·고아원·장애인시설 등을 다니며 당일 만든 따끈한 빵을 나눠주고, 사회복지시설들을 찾아가 청소·김장 등을 해주는 등 사회봉사활동이 두드러져 상을 받았다.

김씨는 "돌아가신 시어머니가 평소 빵을 싸들고 인근 양로원이나 고아원을 찾아다녔고, 저는 그저 시어머니가 하던 일을 계속 하고 있을 뿐"이라 했다. 부전자전(父傳子傳)이 아니라 고전부전(姑傳婦傳)인 셈이다.

김씨는 매일 군산시청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장애인 시설 등의 인원수를 파악해 그날 아침 만든 빵을 싸들고 나선다. 김씨는 "빵은 간식이니 미리 상 차릴 필요도 없고 며칠 전부터 연락할 일도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1945년 시아버지가 개업한 제과점 이성당을 물려받아 2대째 빵을 만들고 있다. 이성당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인 빵집이었다가 해방 직후 김씨 시아버지가 친척과 함께 인수한 67년 전통의 제과점이다. 남편은 쌀가루 납품 등을 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좋은 일을 많이 해서일까. 2년 전 인기드라마 '제빵왕 김탁구' 덕분에 매출이 크게 늘었다. 김씨는 "2006년에 순수 쌀로 만든 100% 쌀빵(블루빵)을 개발했는데, 드라마에 쌀빵 스토리가 등장한 뒤 이성당이 제빵왕 김탁구에 나오는 빵집이란 소문이 났다. 전혀 관계 없는데 톡톡히 덕을 봤다"며 웃었다.

정부는 이날 아름다운 납세자 외에 세금을 잘 낸 기업인과 개인 등 570명에게 모범납세자 상을 줬다. 최고 영예인 금탑산업훈장은 부산지역 자동화기기 전문업체인 ㈜오토닉스의 박환기 대표가 수상했다. 은탑산업훈장은 김영철 윌전기공업㈜ 대표이사와 한구재 ㈜단석산업 대표이사가 받았다. 1000억원 이상 세금을 자진 납부한 6개 기업도 상을 받았다. ㈜신세계는 작년 3174억원을 납부해 '3000억원 탑'을 받았고 현대건설㈜·현대오일뱅크㈜·삼성에스디에스㈜·고려아연㈜·한국투자증권㈜ 등 5개사는 '1000억원 탑'을 각각 수상했다.

연예인으로는 장혁(본명 정용준)씨와 한지민씨가 모범 납세자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