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앞두고 최대 연 6% 확정 수익을 약속하는 '정치인 펀드'가 잇따라 등장해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정치인 펀드란 총선을 앞두고 선거비용을 마련하려는 목적에서 정치인이 일반인에게 돈을 빌리고 나중에 이자를 더해 갚는 상품을 말한다.
지난 5일 강용석 무소속 의원이 모집한 펀드는 5시간 만에 목표액 2억원을 달성했다. 강 의원 계좌에 송금하고 신상 명세를 알려주면 차용증서를 보내주고, 오는 6월 10일 연 6% 이자를 더해 투자자에게 돈을 갚는 방식이다. 강기갑 통합진보당 예비 후보도 같은 날 연 6% 수익을 내걸고 펀드를 모집했고 순식간에 1억8000만원을 끌어모아 조기 마감했다. 강기갑 의원 측은 "선거에서 15% 이상 득표하게 되면 법정 선거비용을 돌려받을 수 있다"면서 "후보 입장에선 이자 부분만 추가해서 투자자에게 갚으면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의 한 예비 후보 펀드에 5만원을 투자했다는 회사원 A씨는 "지지자 입장에서 후보자를 돕고 3~4개월 후 이자까지 받을 수 있어서 지갑을 쉽게 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홍성규 통합진보당 예비 후보, 엄태영 새누리당 예비 후보 등이 정치인 펀드를 개설했다.
정치인 펀드는 2010년 6·2 지방선거 당시 경기지사에 출마했던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처음 도입했다. 유 대표는 당시 법정 선거비용 40억여원을 3일 만에 모금했다. 지난해 10·26 재보궐 선거 때는 박원순 당시 서울시장 후보가 '박원순 펀드'로 47시간 만에 40억원을 모은 바 있다. 정치인 펀드의 기대 수익률은 제각각이다. 유시민 대표는 연 2.5%였고 박원순 시장은 연 3.6%였다. 이번 4·11 총선의 펀드 기대 수익률은 연 3%부터 6%까지 다양하다. 선관위 관계자는 "무이자로 빌리는 것은 안 되고, CD(양도성예금증서) 수익률보다 지나치게 낮지 않은 수준이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