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식구 중 아내 빼고 모두 군인

박두봉(59) 예비역 육군 원사가 최근 찍은 가족사진은 총 천연 녹색이다. 군에 갈 수 없는 부인 고순덕(54)씨를 제외하고 아들 하나에 딸 셋까지 가족 5명이 모두 장교 정복을 입었기 때문이다.

박 예비역 원사는 1974년부터 34년간 육군 특수전사령부에서 11공수여단 행정보급관과 주임원사를 지내고 2008년 만기 제대했다.

둘째딸 박정숙(33·여군 47기) 대위가 먼저 아버지 뒤를 이었다. 조선대 전산통계학과를 졸업한 박 대위는 2002년 육군 보병 소위로 임관해 23사단 소대장, 31사단 중대장, 3사관학교 훈육장교를 거쳐 학생군사학교 교육단 훈육장교로 근무하고 있다.

첫째딸 박정자(35·여군 48기) 대위는 전남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2003년 장교로 임관했다. 수도기계화사단, 37사단, 육군훈련소, 27사단 인사장교를 지냈다.

셋째딸 박경숙(30·해병대 사후 100기) 예비역 대위는 전남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2005년 통신장교로 임관해 해병대 2사단 통신중대장으로 근무하다 2010년 전역했다.

아버지와 세 누나를 따라 박종민(23·학사 56기) 소위도 군인이 됐다. 조선대 금속재료공학과를 나와 작년 10월 장교로 임관한 뒤 육군2군수지원사령부 56탄약대대에서 탄약소대장으로 근무 중이다.

박 예비역 원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솔직히 군 생활이 힘들기 때문에 자식들에게 군인의 길을 가라고 권유하진 않았다"고 했지만, 4남매가 군인이 된 건 아버지 영향이 컸다. 막내 박 소위는 " '군 복무는 품앗이며 대한민국 국민이면 당연히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아버지 말씀을 듣고 자라다 보니 4남매 모두 군인이 된 것 같다"면서 "한평생 군인의 길을 가장 명예롭게 여긴 아버지가 자랑스럽다"고 했다.

군 선배인 아버지는 후배인 아들·딸에게 "군인은 모름지기 법과 규정, 원칙을 솔선수범해야 상명하복의 리더십이 생긴다" "군인은 명예를 먹고 살아야 하고 밝은 마음가짐과 건강한 몸을 지녀야 나라에 충성할 수 있다"는 조언을 계속 한다고 한다. 누나들의 막내 '정신교육'도 이어지고 있다. 박 소위는 "작년 육군 3사관학교에서 교육받을 때 둘째 누나가 학교 훈육장교로 있었다"며 "갑자기 마주치게 돼 자세가 좀 흐트러지니까 누나가 호되게 질책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