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떨어져도 수익 나는 펀드 잇따라 나와

한화자산운용은 하나의 큰 펀드 아래 11개의 작은 펀드가 담겨 있는 '한화 스마트 엄브렐러 펀드'를 지난 6일부터 판매 중이다. 이 펀드는 투자 자산과 지역, 업종이 다른 11개 펀드로 구성된다. 투자자는 11개 펀드 중 펀드 수와 종류를 선택해 가입할 수 있다. 엄브렐러 펀드는 하나의 우산 안에 주식형, 채권형, 인덱스펀드 등 성격이 다른 5~10여 개 펀드를 깔아 놓은 상품이다. 장 상황이 좋을 때는 주식형으로, 장 상황이 나쁠 때는 채권형으로 갈아탈 수 있어 위험을 분산할 수 있다. 수수료 없이 상품 사이를 갈아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IBK투자증권은 레버리지·인버스 ETF를 활용한 랩어카운트 상품 'ETF헤지랩'을 출시했다. 코스피지수가 너무 높다 싶으면, 주가가 떨어질 때 이득을 보는 인버스ETF를 매수한다. 코스피지수가 너무 낮다 싶으면 상승시 두 배의 수익을 내는 레버리지 ETF와 RP(환매조건부채권)를 보유하는 방법으로 운용한다.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다시 불거지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전 세계에 풀린 풍부한 자금 덕분에 국내 증시를 포함한 세계 각국 증시가 새해 상승세를 탔지만 해결되지 않은 대외 악재가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은 대비책 마련에 분주하다. 대외 돌발 변수로 주가 급등락이 반복되던 작년 8월의 악몽을 기억하는 투자자들을 겨냥, 위기에 강한 상품들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투자 전략 각양각색

최근 출시된 상품들은 주가가 내려가도 수익률이 떨어지지 않고 주가지수보다 높은 수익을 노리는 전략을 내세운다.

삼성자산운용은 초기 자산의 30%를 주식 관련 ETF(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하는 '삼성 K플러스 연속분할매수 펀드'를 지난달 말 선보였다. 매달 자산의 10%로 주식을 매입하고 주가가 일정 수준 이상 내려가면 저가 매수를 노려 자산의 5%를 주식에 더 투자한다. 수익률 8%를 달성하면 주식 투자 비중을 30% 정도로 낮춰 일정한 수익을 확보하고 나서 분할 매수를 다시 반복한다.

주가 하락에도 안정적으로 일정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품도 나왔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은 지난 5일 국내 우량 기업 우선주(의결권이 없는 대신 배당을 더 많이 주는 주식)와 고배당주에 투자하는 동시에 콜옵션(특정 자산을 만기일 또는 그 이전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매입할 수 있는 권리) 매도 전략을 사용하는 미래에셋맵스배당프리미엄펀드를 출시했다. 우선주 편입 종목은 해당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시가총액·거래량을 고려해 30개를 선정한다. 배당주는 과거 3년간 현금배당금을 기준으로 배당수익률이 높은 20개를 선별한다.

◇인버스ETF·경기방어주 주목

국내 증시에 상장된 파생상품이나 종목에도 위기 대비 상품이 있다.

주식파생상품인 ETF 가운데 주가가 하락해도 돈을 벌 수 있는 인버스ETF는 이달 들어 시장 수익률을 웃도는 성적을 내고 있다. 상장지수펀드란 펀드를 증권시장에 상장시켜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는 상품이다.

삼성자산운용의 코덱스(KODEX)인버스ETF는 이달 들어 2.41%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타이거(Tiger)인버스ETF는 2.77%, 코세프(Kosef)인버스ETF는 2.65%의 수익을 올렸다. (7일 종가 기준)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성적(-2.36%)을 웃도는 성적이다.

경기방어주로 꼽히는 내수주는 하락장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7일 코스피지수가 전날보다 0.9% 하락한 가운데 내수 시장 중심인 업종은 주가가 상승했다.

다만 안정적인 수익이 강점으로 꼽히던 채권형 펀드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투자하라는 조언도 나왔다. 국내 증권사 상품개발부문 관계자는 "경기가 살아나고 증시도 오르는 상황이라면 채권 가격이 오르지만 유동성 장세가 마무리되고 대외 악재가 부각되는 현 시점에는 채권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채권 거래를 통해 시세차익을 노리는 펀드에 투자하기보다는 만기까지 채권을 보유하는 투자 방법이 더 낫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