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TALK] 실속파 진행자 김용만, 국민 MC가 안 부럽다

"나도 지붕 덮인 곳에서 방송 좀 하고 싶다…." 최근 리얼 버라이어티부터 토크쇼 진행자까지 종횡무진 활동하는 개그맨 A씨가 사석에서 들려준 말이다. '지붕 덮인 곳'이란 다름 아닌 방송 촬영용 실내 세트장을 일컫는다. A씨는 "지붕 덮인 곳에서 촬영하면 녹화가 3~4시간이면 끝나는데, 나는 밖에서 고생하면서 20시간도 넘게 찍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사실 몸이 무척 힘들다"고 했다. 방송인 B씨도 비슷한 말을 들려줬다. "유재석 박명수가 흔히들 가장 돈 많이 벌고 실속 있는 예능인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들은 고생도 그만큼 많이 한다. 연예인들이 남몰래 부러워하는 진행자는 그래서 사실 따로 있다"고 했다.

연예계 관계자들이 꼽는 방송 MC계의 진정한 '위너'는 그럼 누굴까? 답은 개그맨 김용만이다. 한 PD는 "지금 김용만씨가 진행하는 프로그램만 7개"라고 했다. KBS 2TV '이야기쇼 두드림'과 '비타민', SBS '자기야', MBC '섹션TV 연예통신' '우리들의 일밤―룰루랄라', JTBC '의학토크쇼―닥터의 승부'까지 한꺼번에 진행하고 있다는 것. "이 프로그램들은 대부분 야외에서 촬영하지 않고 세트장에서 편집 영상 보며 진행하면 그만이다. 대부분 2~3시간, 길어도 4~5시간 안엔 녹화가 끝난다.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한두 개를 20~30시간씩 고생하면서 야외에서 찍는 것보다 몸도 편하고 훨씬 더 실속 있을 것"이라는 게 이 PD의 설명이다. 또 다른 개그맨은 "용만이 형은 '무한도전'이나 '런닝맨'처럼 폭발적인 사랑을 받는 프로그램 진행자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시청률 쪽박 나는 프로그램을 진행한 경우도 드물어서 소위 국민 MC로 불리는 이들보다 더 오래갈 수도 있다"고 했다.

탤런트 조형기, 가수 탁재훈, 방송인 김나영 등도 김용만과 더불어 또 다른 '실속 연예인'으로 꼽힌다. 소리 소문 없이 '지붕 덮인 곳'에서 촬영하는 프로그램을 동시에 2~3개씩 진행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