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요마, 저소득·다문화 아이들에 특별 레슨

"연습하기 싫어질 땐 마음속으로 소리를 떠올려보세요. 그 소리를 실제로 내고 싶어질 때가 바로 연습을 하고 싶어질 때예요."

세계적 첼리스트 요요마(57·馬友友)가 12일 오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음악의 꿈을 키우는 한국 청소년들을 지도 격려하는 시간을 가졌다. 요요마와 그가 이끄는 실내악 그룹인 '실크로드 앙상블'은 이날 다문화 가정과 저소득 계층 등의 자녀로 구성된 '세종 꿈나무 하모니 오케스트라' 단원 16명을 초대해 음악 교실을 열었다. 이 행사는 요요마와 실크로드 앙상블의 후원사인 효성이 2010년 '부산 소년의 집 알로이시오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대상으로 음악교실을 연 이후 2년 만에 개최한 것이다. 세종 꿈나무 하모니 오케스트라는 세종문화회관이 2010년 10월 다문화가정 등 어려운 환경에서도 음악에 대한 꿈을 키우는 초등학교 4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까지 단원 50여명으로 창단한 연주단이다.

요요마는 이날 장난꾸러기처럼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아이들의 긴장을 풀어주려 애썼다. 세종 꿈나무 하모니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미리 나눠준 악보를 보며 '북 오브 에인절스(Book of Angels)' 가운데 발췌를 연주했다. 연주를 들은 뒤 요요마는 실크로드 앙상블 단원들과 함께 박자와 리듬을 바꿔가면서 같은 곡을 다르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실제 연주로 보여줬다.

"연습하기 싫을 때는 어떻게 하느냐"는 아이들의 질문에 요요마는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시켜서 하는 연습만으로는 절대 성장하지 않는다.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던 소리를 실제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할 때 비로소 성장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1시간여 특별 지도가 끝난 뒤 세종 꿈나무 하모니 오케스트라의 바이올린 단원 백은지(14)양은 "처음에는 많이 떨렸는데 함께 연습을 하다 보니 아쉬움이 들 만큼 즐거웠다"고 말했다. 바이올린의 김미경(15)양도 "우리끼리 연습할 때보다 많이 색다르고, 음악을 즐기는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실크로드 앙상블의 더블베이스 단원인 제프리 비처는 "따뜻한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 것만으로도 자랑스럽고 즐거웠다"고 말했다.

실크로드 앙상블은 이 레슨에 이어 이날 저녁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2년 만의 내한 공연을 가졌다. 실크로드 앙상블은 1998년 요요마가 동서양 음악 교류를 위해 옛 비단길 지역의 20여 개국 단원들과 함께 창단한 실내악 그룹이다. 요요마는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중국계 첼리스트로, 그래미상을 15차례 받으며 세계 최고 음악가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