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터치] 부촌 강남구에 월셋집 많다는데…

서울에서 월셋집이 가장 많은 구(區)는 고시원이 밀집한 관악구(9.31%)다. 다음은? 부촌(富村)으로 알려진 강남구(6.5%)다. 강남구는 외국 전문인력이 사는 럭셔리 월셋집은 물론, '사글세' 개념에 가까운 값싼 월세 방도 다른 지역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이 밀집한 마포구(4.25%)나 서대문구(3.68%)와 비교해도 월등히 높다.

강남역 지하상가에서 휴대전화 액세서리 판매일을 하는 한모(28)씨는 3년 전부터 월세 35만원짜리 역삼역 지하 원룸에서 거주하고 있다. "지하라서 생활이 불편하지만, 사람들을 만나기가 편하다"는 이유에서다. 강남구 논현동의 고시텔에 거주하는 강은혜(26·요가학원 강사)씨는 "직장과 인접한 강남에 살지 않으면 오히려 교통비가 더 많이 나온다"고 했다. 홍문희(60) 강남제일부동산 대표는 "미혼인 20~30대 강남 직장인들이 내 집 마련을 포기하는 풍조에 맞물린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강남에 유흥업소가 집중된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실제 강남구 논현동 근처는 유흥업소 여종업원들이 많아 '선수촌'이라 불리는 오피스텔이 즐비하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오후 내내 잠을 자고 저녁 이후 출근하는 업소 여성들은 교통이 편리하고, 미용실이 잘 갖춰진 강남을 선호한다"면서 "개개인마다 다르지만, 이들은 보통 월세 50만~70만원대의 오피스텔에 거주한다"고 말했다.

매달 수백만원을 지불하는 '럭셔리 사글세족'도 있다.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는 젊은 부유층이나 단기체류 사업자가 주요 수요층이다. 강남구 논현동의 39.6㎡(약 12평) 오피스텔에 사는 박모(31)씨는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월 1000만원 정도를 번다. 그는 "매달 월세로 100만원을 내지만 돈이 아깝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면서 "혼자 살기에는 편의시설이 많은 강남이 편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