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발주 21% 증가… SW(소프트웨어)업체들 대목 만났다

중소 보안 소프트웨어 업체인 하우리는 올해 공공기관에서 수주하는 소프트웨어 사업 매출이 작년보다 급증할 것이란 기대에 부풀어 있다. 작년 40억~50억원에서 올해는 최대 80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이 회사는 전망하고 있다. 정부가 올해부터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소프트웨어 사업에 대기업 참여를 일부 제한한 효과가 중소 SW 업체들에게 나타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하우리 강병문 부사장은 "늘어난 기회를 잡기 위해 프로그램 개발자와 영업 인력을 추가로 채용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소 보안업체 에이쓰리씨큐리티도 올해 예상 매출액을 작년보다 20% 늘어난 120억원으로 잡았다. 이 회사는 사업 규모가 확대될 것에 대비해 소프트웨어 등 기술인력 10%를 추가로 채용할 계획이다.

하드웨어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소프트웨어 산업이 올해 새롭게 도약할 조짐이 보이고 있다. 특히 국가와 공공기관이 추진하는 소프트웨어 사업의 규모가 크게 늘고 기반도 넓어지면서 발전의 원동력을 제공하고 있다. 우선 올해는 개인정보 보호 사업과 이동 중에도 업무를 볼 수 있는 모바일 오피스 등이 증가하면서 국내 소프트웨어 수요 기반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식경제부는 올해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 등 1400여 공공기관이 추진하는 소프트웨어 사업 규모가 작년보다 21.7% 늘어난 3조904억원으로 추산된다고 13일 밝혔다. 이 증가율은 2010년(11.1%)과 작년(13.2%)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높아진 것이다. 특히 올해 바뀐 규정에 따라 중소기업만 참여할 수 있는 사업(40억원 미만)이 전체의 52.4%에 달해, 중소기업의 참여 통로가 확대됐다고 지식경제부는 설명했다.

올해 소프트웨어 사업 규모가 급증한 것은 오래된 전산 시스템을 차세대 시스템으로 대체해 구축하는 규모가 늘어난 데다, 개인정보 보호사업이나 모바일 오피스 확대에 따라 소프트웨어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정재민 기반사업팀장은 "올해 정부 통합전산센터 등 대규모 사업이 발주된 데다 중소기업의 사업범위가 넓어진 만큼 국내 SW 산업이 크게 성장할 계기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정태명 성균관대 정보통신공학부 교수는 "정부가 중소 소프트웨어 업체의 참여를 확대하는 것은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의 활성화와 성장에 돌파구가 될 것"이라며 "정부의 주도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이제 민간 부문 업체들의 도약을 위한 전략 마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기업의 참여를 제한하면서 올해 중소기업이 공공 SW사업 수주에 유리해지기보다는 시장의 상당부분을 외국기업에 넘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홍구 한글과컴퓨터 사장은 "정부가 중소 SW업체들에게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 대기업 참여를 제한했지만 큰 프로젝트 경험이 없는 중소기업과의 사업을 꺼리는 기관이 외국계 기업을 대안으로 삼을 수 있다"며 "이에 대한 보완책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