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전주점 시들… 맥주·와인·사케 3파전

음식점과 함께 창업자들이 선호하는 아이템 중 하나가 주점이다. 주점은 만 20살 이상인 남녀노소가 고객이라 할 수 있을 만큼 수요층이 넓고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서비스와 분위기로 승부할 수 있는 업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창업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만큼 시장 내 경쟁이 치열하고 트렌드에 따라 민감한 것이 특징이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주점을 창업할 때는 시장 트렌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최근 주점시장은 퓨전주점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맥주·사케·와인의 3파전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개성에 따라 마시는 맥주

하루 일과를 마친 뒤 간단하게 한 잔 마실 수 있는 맥주집의 인기는 여전하다. 최근에는 개성과 취향을 중시하고, 분위기를 업그레이드한 맥주 전문점들이 인기다.

'플젠'은 생맥주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주점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얼음을 이용해 맥주를 뽑아내는 자연냉각 방식으로 생맥주를 만든다. 미세한 노즐을 통해 만들어내는 크림 타입의 생맥주 거품은 목 넘김을 부드럽게 한다. 크림은 탄산가스가 날아가는 것을 방지해 맥주의 신선한 맛을 오랫동안 느끼게 해준다.

세계 각국 맥주를 골라 마실 수 있는 세계맥주전문점 '와바'도 여전히 인기다. 와바는 미국·일본·독일·네덜란드 등 세계 각국 120여 종의 맥주를 구비해놨다.

지갑이 얇은 젊은 층을 겨냥한 '맥주바켓'은 고객이 직접 안주를 준비해 오거나 다른 곳에서 주문해 먹을 수도 있는 셀프형 할인 맥주 전문점이다. '쿠담'은 고객이 마신 양만큼 LCD 모니터에 1cc 단위로 자동 계산돼 나오는 유럽풍 셀프 생맥주 전문점을 표방한다.

◇부드러운 사케, 젊은 여성에 인기

일본식 청주 '사케'도 국내 주류 시장을 빠른 속도로 파고들고 있다. 특히 맛이 깔끔하고 부드러워 20~30대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다.

'쇼부' '아와비' '라쿠엔' 등 중대형 규모의 이자카야는 3~4년 전부터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에는 66m² 이하의 소형 점포도 늘어나는 추세다.

소형 사케 전문점 '오뎅사께'는 대중적으로 인기가 높은 10종 이상의 중저가 사케를 갖추고 자체 개발한 수제어묵과 다양한 퓨전 요리로 인기를 끌고 있다.

'꼬치사께'는 다양한 꼬치구이와 사케를 종류별로 선보이는 꼬치구이 선술집이다. 꼬치를 숯으로 굽는 모습을 외부에서 볼 수 있도록 주방을 오픈식으로 만들어 고객들에게 시각과 후각을 자극, 청결함과 신뢰도까지 얻고 있다.

일본 교토에서 시작해 2000년 한국에 상륙한 '가츠라'는 저렴한 잔술부터 마니아를 위한 고급사케까지 판매하는 일본음식&사케전문점이다.

◇관세철폐로 저렴해진 와인

와인은 와인바를 비롯해 이탈리안 레스토랑, 카페에서도 즐기는 사람들이 늘면서 하나의 문화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특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미국산 와인에 붙는 관세 15%가 사라져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와인을 즐길 수 있게 됐다.

'보나베띠'는 와인바 형태에서 벗어나 유럽처럼 식사와 와인들 함께 즐길 수 있다. 이탈리안 레스토랑 '매드포갈릭'은 마늘을 이용한 50여 종의 이탈리아 음식과 100여 가지의 다양한 와인을 제공한다. 이탈리안 카페테리아 '스타세라'는 직접 저렴하고 품질 좋은 와인을 수입해 판매한다. 이곳에서는 이탈리아 정통의 와인 안주인 프로슈토도 맛볼 수 있다.

오리엔탈 무드카페 프랜차이즈 '취연'은 20~3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한다. 와인을 비롯해 와인칵테일, 와인피쳐, 소주칵테일, 세계맥주까지 갖추고 고객들이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주점 창업에 앞서 유의해야 할 점도 적지 않다.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점은 주점 운영이 자신의 적성에 맞는지 여부다. 주점은 취객들을 응대해야 하는 업종인 만큼 서비스 마인드가 전제되지 않으면 고통스러울 수도 있다. 내성적인 성격보다는 외향적인 성격이, 관리직 출신보다는 영업직 출신이 어울린다. 영업시간이 긴 만큼 체력도 감안해야 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