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자동차 등 수출株 1분기 실적 맑음

유럽 재정위기가 잦아들고, 글로벌 경기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국내 상장사들의 1분기(1~3월) 실적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본지가 증권 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증권사들이 예측한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의 1분기 예상실적을 집계해 본 결과 해당 기업들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4분기보다 78.4% 늘어나고, 매출액도 8.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 2분기 이후에는 성장세가 가팔라질 것으로 분석됐다.

◇ITㆍ자동차ㆍ화학 호실적 기대

실적 상승폭이 눈에 띄는 업종은 IT와 자동차 등 수출주들이다. IT업종의 실적 예상치가 높아진 이유는 스마트폰을 포함한 모바일 산업이 급속히 팽창하는 등 앞으로 시장 상황이 호전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44조4717억원의 매출을 올려 4조572억원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전 분기보다 매출은 5.9% 감소했지만, 순이익은 1.4% 증가한 수치다. LG전자의 경우에는 그간 부진했던 휴대전화 사업부문에서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139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흑자 전환이 예상됐다.

수출 호조에 자동차업종인 현대차와 기아차도 전 분기보다 순이익이 각각 6.4%, 24.1% 늘고 현대모비스도 30.7% 증가할 것으로 증권사들은 예상했다. 특히 고유가 수혜로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순이익이 278.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으며 LG화학, S-oil도 40.2%, 21.3% 늘어날 전망이다.

◇철강ㆍ기계 부진…내수업종 엇갈려

다만 국내외 철강 수요 부진으로 포스코의 경우 매출액은 9.6%, 순이익은 33.8%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철강가격 하락과 지난해 환율 상승에 따른 수입 원재료 원가 부담 때문이다. 삼성엔지니어링과 현대제철도 각각 6.6%, 27.8%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내수주들은 엇갈린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LTE(롱텀에볼루션)에 대한 과도한 투자로 실적이 악화됐던 통신 업종은 LTE 관련 투자이익 회수되는 데다 워낙 작년 4분기 실적이 좋지 않았던 만큼 그와 비교하면 1분기 양호한 성적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SK텔레콤과 KT의 순이익은 81.3%, 43.8% 늘 것으로 증권사들은 전망했다.

유통업종은 소비 위축으로 인한 매출액 감소로 단기간에 업황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종목별로 희비가 갈렸다. 현대백화점과 롯데쇼핑은 순이익이 62.3%, 24.9% 늘 것으로 전망됐고 신세계와 GS리테일, 호텔신라는 순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증권사들은 예측했다.

◇2분기 전망 밝다

증시 전문가들은 2분기에도 상장사들의 실적이 양호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IT업종의 경우 최근 일본 엘피다가 파산신청을 하는 등 반도체업계의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어 실적 호전 기대감이 높다. 또 삼성전자의 대규모 설비투자로 IT장비·부품 업체 등도 수혜를 입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