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베네 등 프랜차이즈 업체들 상장 출사표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은 다소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거래소가 작년 말 증권사를 상대로 집계한 올해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 예정인 기업 수는 전년도(170개)보다 감소한 130개다. 실질청구율 60%를 감안하면 상장 시장 규모가 다소 줄 수 있다고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대신 각종 대기업 계열사를 포함해 이색기업, 해외기업 등 각양각색의 기업들이 상장에 나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원상필 동양증권 연구원은 "올해 공모주 시장 특징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기업들이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닭튀김 업체, 커피 전문점…프랜차이즈 기업 줄이어 노크

커피 전문점 카페베네와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BHC치킨은 각각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아직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접수하지 않았지만, 카페베네와 BHC치킨 모두 올해 중 상장을 목표로 각각 대우증권, 대신증권과 상장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상장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진 음식료·유통 업체들은 더 있다. 동양증권과 음식료·유통 업계에 따르면 전통주 업체 배상면주가, 신발 전문점 ABC마트코리아 등이 주식시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BHC치킨의 김병훈 대표는 "코스닥시장 상장으로 음식료 프랜차이즈 업체가 상장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는 인식을 깨겠다"고 말했다.

◇해외기업 상장 추진 더디지만…

분위기는 가라앉았지만, 일부 해외기업들도 조심스럽게 국내 상장을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

중국고섬부터 네프로아이티까지 해외기업들의 상장폐지로 곤욕을 겪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해외 업체들의 상장 추진 모습은 '눈치보기' 상황. 이 와중에 일본 기업 SBI모기지는 지난 8일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5월 이전까지 유가증권시장을 앞두고 본격적인 상장 절차를 밟기 시작한 것이다.

이 밖에도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기획하는 호주 한상(韓商)기업 패스트퓨처브랜드(FFB)가 현재 상장 예비심사를 받고 있다. 일본업체 AXES홀딩스와 중국 업체 기승국제자원재생유한공사도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해놓고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올해 해외기업의 국내 상장은 다소 난관이 예상된다. 해외기업에 엄격한 상장 기준을 적용하기로 해 주관사들도 웬만큼 자신 있는 기업이 아니면 상장을 주관하기 꺼리기 때문이다. 삼성증권 기업금융 관계자는 "앞으로 해외기업 상장을 주관하는 주관사도 공모 규모의 10% 수준을 해당 종목에 투자해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몸을 사리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 계열사도 조심스레 노크

대어급 상장도 없지는 않다. 공개적으로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밝힌 곳은 미래에셋생명과 산은금융지주, 리딩투자증권, 코오롱패션머티리얼, CJ헬로비전 등이다. 이 밖에도 업계에서는 해태제과, 더페이스샵, 포스코특수강, LS전선 등도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한다.

반면 업황 악화로 상장 일정이 더욱 불투명해진 업체들도 있다. LG실트론과 한국실리콘은 부진한 태양광 업황에 상장 속도가 떨어지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도 현재 주관사 선정 작업을 하고 있지만, 유가 인상으로 상장 작업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다만 상장 일정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올해 상장 예정이던 기업이 내년 이후로 일정을 미룰 수도 있고, 갑자기 대어급 상장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것. 정인식 프리스닥 대표는 "대부분의 발행사와 주관사는 상장 관련 비밀유지계약을 맺고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꺼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