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기사야 놀~자] 국부펀드·연기금의 투자전략은 어떻게 다른가요?

國富펀드 하반기부터 중국 주식·채권에 직접 투자 가능 〈조선일보 2012년 1월 13일 B1면〉

우리나라 국부(國富)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가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중국에서 직접 주식ㆍ채권을 살 수 있게 됐다. 12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KIC는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AFE)으로부터 QFII(중국 내 적격 외국인 투자자) 자격을 최근 획득했다.

◆다시 풀어 읽는 경제기사

우리나라 국부펀드인 KIC(한국투자공사)가 투자를 잘했느니, 못했느니 하는 보도가 종종 나옵니다. 국회 국정감사에서 KIC의 투자손실이 논란이 되기도 했지요. 국부펀드란 정부가 소유하고 관리·감독하는 투자기구를 말합니다. 국부펀드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기관투자자입니다. 전 세계 국부펀드가 2011년 말 기준으로 약 4조7000억달러를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국부펀드의 운용자산은 이미 전 세계 헤지펀드의 운용자산을 초과하고 있지요. 일반적으로 국부펀드 투자전략은 연기금 등 정부 소유의 다른 펀드보다 공격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국부펀드가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것은 아닙니다. 펀드에 따라서는 단기 투자전략을 펼치기도 하고, 투자수익을 지향하기보다는 국가의 전략적 목표를 추구하는 수단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오늘은 국부펀드와 연기금 펀드와의 투자전략 차이점, 국부펀드만의 특징 등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국부펀드 투자성과 배분 방법은 연기금과 어떻게 다른가?

연기금의 투자성과는 연금 가입자에 대한 연금지급을 위해 사용됩니다. 연기금은 연금을 지급하는 원천이 되는 기금이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투자성과로 늘어난 부분은 모두 연금가입자의 몫으로 돌아갑니다. 반면 국부펀드의 투자성과 수혜자와 배분구조는 연기금만큼 확실히 정해져 있지는 않습니다.

일부 국부펀드는 경제위기 때 기금을 방어벽으로 사용한다는 우발성 채무형(Contingency Liabilities) 배분구조를 지니고 있고, 또 어떤 경우에는 돈을 받는 주체와 자금의 용도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은 비확정 채무형(Open-ended Liabilities)의 경우도 존재합니다. 이처럼 투자수익에 대한 명확한 사용용도와 지급 시기 등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점이 여타 연기금과는 다른 국부펀드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투자성과 배분구조에 대한 차이점은 연기금과 국부펀드의 투자전략의 차이를 낳는 토대로 작용합니다. 예를 들어 연기금은 경제안정, 금융시장 안정이라는 명목으로 투자전략을 설정할 수 없습니다. 연기금은 연금지급을 위한 연금증식이 목표이기 때문이지요. 반면에 국부펀드는 경제안정이라는 목표를 정하고 경제위기 때 기금을 사용해 시장안정을 도모할 수 있습니다. 국부펀드는 돈을 맡긴 주체와 확정된 채무관계가 존재하지 않기에 기금의 목적을 수익창출 외에 국가 이익을 증진하는 정책 목표로 설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연기금과 국부펀드의 투자재원의 차이

국부펀드와 연기금은 투자재원의 출처에서도 차이가 납니다. 연기금의 경우 연금가입자의 납입금을 투자재원으로 사용하지요. 반면, 국부펀드의 투자재원은 각 펀드별로 다릅니다. 1970년대에 설립된 초기의 국부펀드는 원자재 수출에서 나오는 정부수입을 기초 재원으로 설립된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원유수출에서 나오는 수익을 국부펀드로 운용하는 중동국가들이 대표적입니다. 아부다비투자청(ADIA), 노르웨이투자청(NBIM) 등 원자재 수출에서 나오는 수익을 재원으로 하고 있는 국부펀드는 원자재의 고갈이 예상되는 미래를 대비하는 자금으로서 대표적인 저축형 펀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원자재 수출과는 무관하게 국제수지 흑자 등으로 축적된 외환보유고 등으로 재원을 조달하는 비(非)상품형 국부펀드의 설립도 늘어나고 추세입니다. 비상품펀드의 비중은 2011년 말 기준으로 전체 국부펀드 운용자산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전 세계 외환보유액의 16%가량이 국부펀드로 이전돼 운용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러한 국부펀드의 재원조달 방식은 펀드의 투자성향과 밀접한 관련을 보일 수밖에 없겠지요. 국제통화기금(IMF)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원자재수출에서 나온 수익을 재원으로 하는 상품형 펀드가 가장 공격적인 투자전략을 보유하고 있고, 외환보유액를 운용하는 경우엔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투자성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부펀드의 투명성에 대해 우려가 커지는 이유는?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국부펀드의 설립 목표와 투자성향은 투자재원, 채무구조 등에 따라 정부가 소유하거나 관리하는 연기금과 다릅니다. 국부펀드는 국가 차원의 경제적·정치적 목표를 추구하기 위한 수단 역할도 하는데, 원자재 확보를 위한 전략적 투자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처럼 국부펀드는 국익을 수호하는 최첨병 역할을 하는 경향이 있어 대외적으로 투자전략이 노출되는 것을 매우 꺼립니다. 최근 국부펀드 규모가 커지면서 국부펀드의 불투명성이 국제 자본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국부펀드의 불투명한 운용방식과 정책적인 투자목표 설정은 자본시장의 효율성을 저해할 가능성이 다분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 및 주요 국부펀드 운용국은 시장의 이러한 우려에 대응해 국부펀드의 투명성 등 운용 전반에 관한 24개 조항의 운용지침(GAPP, Generally Accepted Principles and Practices)을 자발적으로 제정했습니다. GAPP의 제정에 관련한 회의는 2008년 칠레의 산티아고에서 열렸기에 이를 '산티아고 원칙(Santiago Principle)'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국부펀드의 가장 큰 장점은 유연한 투자전략을 취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목적에 따라 장기수익형으로 운용할 수도 있고 , 국가경제에 문제가 있을 경우 이를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또 어떤 정책 목표를 위해 국부펀드의 투자전략을 활용할 수도 있지요. 이러한 국부펀드의 유연성은 투명성 측면에서는 국제적인 우려를 낳고 있지만, 유연한 투자전략은 국부 증진을 추구하는 국가에는 매우 매력적인 장점이기 때문에 국부펀드의 자산규모가 급속도로 커지고 있는 것입니다.

◆쉽게 배우는 경제 tip : 한국투자공사(KIC)

우리나라의 국부펀드 역할을 하는 기관으로, 2005년 3월 '한국투자공사법'에 따라 설립됐습니다. 외환보유액 및 공공기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해 국가 자산의 가치를 높이고 금융산업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표로 세워졌습니다. KIC의 투자원금은 한국은행 200억달러, 기획재정부 210억달러 등 총 410억달러입니다. 작년 6월 말 기준 총 운용규모는 약 458억달러로, 운용자산을 기준으로 하면 전 세계 국부펀드 중 15위 수준으로 추정됩니다.

◆퀴즈

전 세계 국부펀드의 투명성과 관련해 IMF와 주요 국부펀드가 자발적으로 운용지침(GAPP)을 제정했는데, 당시 관련 회의가 열렸던 도시의 지명을 인용해 '○○○○원칙'이라고 합니다.

▲응모 요령: 모닝플러스 홈페이지(morningplus.chosun.com)의 이벤트 코너에서

▲일정: 3월 21일(수) 오후 5시 마감, 3월 23일(금) 당첨자 발표

▲경품: 도서문화상품권 1만원권(25명) 각 1장

〈지난 회 정답 : 신시장〉

도서문화상품권 당첨자(강성균 김보람 김시남 김연숙 김옥분 김옥숙 김은정 김정애 김종인 김태하 박서현 서명희 성주형 신재훈 오명숙 오효숙 원충규 유혜경 윤혜경 이성훈 이지선 이지수 이현재 정찬갑 허윤정)

자본시장연구원·조선일보 공동기획
기사 문의는 (02)3771-0631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조정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