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TALK] 생명보험료 인상 이랬다저랬다 쉽게 돈 벌려고 하는 보험업계

"보험료가 고무줄입니까? 10% 올린다고 했다가 금융감독원장이 한마디 하니까 바로 5%로 떨어지고…. 몇 마디 더하면 인하되는 꼴도 보겠네요."

생명보험료 인상 예상 폭이 최근 1주일 동안 롤러코스터를 탄 듯 10%에서 5%로 급락하는 모습을 지켜본 한 독자의 이야기입니다.

이번 사태는 금융감독원이 지난 9일 보험사의 수익률에 큰 영향을 미치는 '표준이율'이란 것을 연 4%에서 3.75%로 내린 것이 발단입니다. 시중 금리 인하를 반영한 것입니다.

그러자 생보업계는 "표준이율이 0.25%포인트 떨어지면 보험료를 5~10% 올려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죠.

상황이 뒤바뀐 건 12일 권혁세 금감원장이 "서민에 부담을 주고 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보험료 인상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발언한 뒤부터입니다. 보험사들은 "애초부터 10% 인상은 검토한 적이 없다. 실제 인상은 5% 이하에 그칠 것이다"며 납작 엎드리기 시작했습니다.

금융당국의 팔 비틀기도 볼썽사납지만, 원인 제공은 보험사가 했습니다. 일부 생보사는 이번에 표준이율을 0.75%포인트 내려달라고 금감원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0.75%가 그대로 받아들여졌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요?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보험업계의 보험료 담합을 조사했을 때, 일부 보험사는 보험료 책정과 관련한 내부 검토에서 '이율을 0.75%포인트 내리면 보험료를 최고 18% 올릴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었습니다.

보험사들은 최근 발병률과 사망률이 떨어지면서 보험료를 낮출 수 있게 된 측면은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를 반영하면 이율(利率) 하락에 따른 보험료 인상을 상당 부분 상쇄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설사 보험료 인상 요인이 있더라도 다른 비용을 줄이는 노력을 하기에 앞서 보험료 인상이라는 손쉬운 방법으로 돈을 벌려고 하니 고객들의 불만이 커지는 겁니다. 생보업계는 작년 2~4분기에만 2조3400억원의 순이익을 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