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기사야 놀~자] 글로벌 금융안전망은 무엇이고 왜 중요해졌나요?

김중수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 선진국이 적극 나서야" 〈조선닷컴 2011년 12월 11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9일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된 ‘국제통화기금(IMF)’-인민은행 공동주최 고위급 심포지엄’에 참석, “유동성 공급자로서 선진국이 금융안전망 구축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시 풀어 읽는 경제기사]

최근 국제 경제뉴스에서 글로벌 금융안전망이라는 용어가 자주 등장합니다. 오늘은 글로벌 금융안전망이 무엇인지, 외환보유액과는 어떻게 다른지, 국제사회는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를 알아보겠습니다.

글로벌 금융안전망이란 무엇인가요?

한 나라가 국제투자자들로부터 신뢰를 잃으면 그 나라에 유입되었던 외국자본이 다시 빠져나가거나 해외로부터 돈을 빌리기 어려워집니다. 그렇게 되면 나라 전체적으로 외환이 부족해지고 외환위기에 빠지기도 합니다.

이러한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려면 무엇보다 평소에 경제체력을 튼튼히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준비를 해 두어야 합니다. 두 가지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국가의 비상금이라고 할 수 있는 외환보유액을 충분히 쌓아 두는 것이고, 둘째는 국제사회로부터의 비상지원체제라 할 수 있는 글로벌 금융안전망을 미리 구축해 놓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두 나라 중앙은행 간 통화스와프(두 나라가 자국 통화를 상대방 통화와 맞교환하는 것)나 IMF(국제통화기금)와 같은 국제기구 또는 역내 국가로부터 받는 금융지원 등이 이에 해당됩니다.

최근 들어 새삼 중요해진 이유라도 있나요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신흥시장국들은 외환위기의 방지를 위해 충분한 외환보유액을 쌓는 데 최우선의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그런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이러한 믿음에 약간의 변화가 생겼습니다. 많은 신흥시장국들이 막대한 외환보유액의 보유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급등하고 금융시장이 요동쳤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전후하여 세계 경제가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과거 외환위기는 주로 경제상황이 나쁜 한 나라에 국한된 문제였으나 글로벌 금융위기시에는 선진국발 영향이 대부분의 신흥시장국으로 파급되었습니다. 평상시 신흥시장국으로 유입되었던 선진국 자본이 한꺼번에 유출되면서 한 나라의 노력만으로 위기에 대응하기가 더 어려워진 셈입니다.

이런 이유에서 선진국과 신흥시장국 등 대부분의 나라가 글로벌 금융안전망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기 시작했습니다. 위기의 발생이 전 세계적 차원의 문제이니만큼 모든 나라가 함께 글로벌 금융안전망을 갖추어야 되겠다고 인식한 것이지요. 이런 맥락에서 G20(세계 주요 20개국) 등에서 이에 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외환보유액이 충분해도 별도 안전망이 필요한가요?

외환보유액은 긴급한 상황에서 국가 경제를 지켜내는 안전판입니다. 충분한 외환보유액은 보유 자체만으로도 국가신뢰도를 높이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외환보유액이 많다고 글로벌 금융안전망이 필요 없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우선 어느 정도로 외환보유액을 쌓아야 충분한지를 정확히 알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위기감이 높은 상황에서는 당국의 외화유동성 지원으로 외환보유액이 줄어들면 시장에서는 외환보유액이 곧 바닥날 것이라는 막연한 불안감마저 생기게 됩니다.

외환보유액을 많이 늘리는 데는 경제적 비용이 듭니다. 국가비상금이니만큼 수익성보다는 안전성과 유동성 위주로 운용해야 하고 외화자산을 경제 내의 다른 곳에 활용하는 데도 제약이 따릅니다.

이렇게 보면 외환보유액의 확충으로 위기에 대응하는 것만이 모든 것을 해결하지는 못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만일에 대비하여 현금과 더불어 마이너스 통장이나 신용카드를 가지고 있으면 위기대응에 분명 더 도움이 되는 셈이지요. 외환보유액과 글로벌 금융안전망은 대체재라기보다는 보완재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IMF는 글로벌 금융안전망에 어떤 역할을 하나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IMF의 금융지원제도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IMF가 돈을 빌려주는 대가로 가혹한 조건을 요구할 뿐만 아니라 어느 나라가 돈을 빌리려 해도 실상보다 그 나라가 정말로 절박한 상황이라는 오해가 생길까 봐 가급적 지원요청을 꺼린다는 것이지요. 그러니 위기의 예방이나 확산을 막는 데 IMF가 크게 한 일이 없다는 논리입니다.

이런 점에서 최근 IMF에서도 대출제도를 개선해 글로벌 금융안전망을 구축하는 데 노력하고 있습니다. 위기가 발생하고 나서야 돈을 지원하기보다는 회원국이 일시적으로 외화가 부족할 때를 대비하여 보험을 제공함으로써 위기를 사전에 막아보자는 것이지요. 경제기초 여건이 우수한 나라에 돈을 빌려주는 탄력대출제도(FCL), 예방적대출제도(PCL), 그리고 지난해 도입된 예방적 유동성지원제도(PLL)들이 모두 이런 노력의 결과입니다.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는 것이 수치스러운 것은 아닌가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시 한미 중앙은행 간 통화스와프는 시장불안을 진정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이에 대해 우리나라 자체의 힘이 아닌 외부 도움으로 급한 불을 끈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마이너스 통장을 아무에게나 발급하지 않듯이 다른 나라와의 통화스와프도 우리 경제가 믿을만하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당시 미국 연방준비은행이 통화스와프 계약 체결을 발표하면서 "미 달러화 자금조달의 어려움이 기본적으로 경제가 건실한 국가로 확산되는 것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힌 것도 그런 이유에서입니다.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한·중·일 및 동남아시아 국가 등 역내 국가 간에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확대해온 것도 통화스와프가 수치스러운 것이기보다는 역내국가 모두에게 득이 되기 때문입니다.

한 나라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경제체질을 튼튼히 하고 외환보유액을 충분히 쌓아야 한다는 주장에 이견이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외환보유액에만 의존하기보다는 통화스와프나 IMF 및 역내국가 간의 금융지원 체제와 같은 글로벌 금융안전망을 제2선 외환보유액으로 활용해 나간다면 분명 경제에 득이 될 것입니다.

[쉽게 배우는 경제 tip] 낙인효과(stigma effect)

과거 외환위기를 경험했던 나라는 예전보다 경제체질이 더 튼튼해지고 경제가 양호한 모습을 보이더라도 국제사회로부터 높은 신뢰를 얻기가 훨씬 어렵습니다. 또 다른 나라와 똑같이 어려운 상황이 닥치더라도 국제사회는 위기를 겪었던 나라에 대해 유독 더 부정적인 눈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국가신용등급을 올리기 위해서도 남들보다 더 많은 신뢰를 쌓아야 합니다. 이처럼 과거의 좋지 못했던 경험이 계속해서 영향을 미쳐 그 나라의 신뢰도에 발목을 잡는 현상을 가리켜 낙인효과라고 합니다.

[퀴즈]

한 나라의 외화유동성 부족에서 오는 외환위기나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예방하고 이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중앙은행 간 통화스와프나 IMF의 대출제도, 역내 국가 간 금융협력체제를 통해 외화유동성을 지원하는 것을 총체적으로 ‘글로벌 ○○○○○’이라고 합니다.

▲응모 요령: 모닝플러스 홈페이지(morningplus.chosun.com)의 이벤트 코너에서

▲일정: 3월 28일(수) 오후 5시 마감, 3월 30일(금) 당첨자 발표

▲경품: 도서문화상품권 1만원권(25명) 각 1장

〈지난 회 정답 : 산티아고〉

도서문화상품권 당첨자(김나운 김동헌 김시환 김영아 김지찬 김창태 김형배 김혜리 문유진 문주환 박수미 박용구 박인국 심영희 유용모 이명희 이은숙 이주희 임정규 장만은 장종은 전유철 최광호 최우찬 최점복)

자본시장연구원·조선일보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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