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신나게 카드만 긁으면 OK? 반토막 난 '13월의 보너스' 소득공제 황금률 찾아라

◇연금저축은 400만원까지만

연금저축은 연말정산 효자상품이다. 크게 은행의 연금신탁, 보험사의 연금보험, 자산운용사의 연금펀드로 나뉜다. 지난해부터 연금저축에 대한 소득공제 한도가 30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늘어났다. 소득과 상관없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400만원이다. 6000만원 연봉을 받는 직장인이 월 33만3000원씩 한 해 400만원 연금저축을 넣으면, 연 60만원의 절세 효과를 볼 수 있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금리 15% 정도가 떨어지는 셈이다. 그렇지만 정부가 무작정 퍼주는 건 아니다. 소득공제 혜택을 받으려면 10년 이상 납입해야 하고, 55세부터 5년 이상 연금 형태로 받아야 한다. 연금을 받기 전 중도해지하면 소득세 22%를 떼 가고, 가입한 뒤 5년 지나지 않아 해지하면 납입 총액의 2%를 해지가산세로 물린다. 국민은행 원종훈 세무사는 "흔히 연말정산을 받을 때 영수증이나 증빙서류를 먼저 챙기는데, 중병으로 평상시 치료를 받는 부양가족을 챙겨 소득공제를 받는 것이 공제 효과가 훨씬 크다"고 말했다.

①연금저축 年 400만원부터 채우고
②카드 사용은 부부 한쪽에 몰아라
③신용카드보다 체크카드 쓰는게 유리
④장모님 기부금 영수증까지 챙기고
⑤공제받자고 카드소비 늘리는 건 바보짓

올해 직장인들의 연말정산 평균환급금은 51만원 정도였다. 한 취업포털이 직장인 22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다. 이들 중 17%는 거꾸로 세금을 더 토해 낸 것으로 나타났다. 예전에는 연말정산이 '13월의 보너스'라고 불릴 만큼 액수가 적지 않았지만, 지난해부터 환급액이 크게 줄었다. 월급 줄 때 세금을 왕창 떼 가고 나중에 연말정산으로 더 돌려주기보다는, 처음부터 월급에서 세금을 덜 떼어가는 제도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제도가 아무리 바뀌었다고 해서 100만원 훌쩍 넘던 연말정산액이 반 토막 나는 것은 참기 힘든 것이 직장인의 마음. 봄부터 차근차근 연말정산을 준비해 보자. 머니섹션 M이 국민은행 WM사업부의 도움을 받아 연말정산액을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는 법을 알아봤다.

◇이왕이면 체크카드로 긋고

카드를 사용한 뒤 조금이라도 세금을 돌려받으려면 총급여액의 30% 이상을 써야 한다. 이 때문에 연봉 4000만원씩 각각 받는 맞벌이 부부가 각자 명의의 카드로 1000만원(연봉의 25%)씩 신나게 결제하면 연말 정산에 10원 한 푼 도움되지 않는다. 가급적 카드 사용액을 부부 중 한쪽으로 몰아 급여의 30% 이상을 쓰는 게 좋다. 더구나 연봉의 30% 이상 카드로 썼다 하더라도 신용카드와 체크카드의 공제액이 다르다. 신용카드는 초과사용액의 20%까지, 체크카드는 25%까지 소득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예컨대 연봉이 4000만원인데 신용카드로 2200만원을 썼을 때와 체크카드로 같은 금액을 썼을 때, 체크카드를 사용하면 10만원가량 더 절세 효과가 있다는 것이 국세청의 설명이다. 하지만 무한정 카드를 쓴다고 해서 세금을 다 깎아 주는 것은 아니다. 최대 공제한도액이 300만원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럼 연말정산을 최대로 받으려면 도대체 얼마를 써야 할까. 연봉이 4000만원이라면 한 달에 체크카드로는 167만원, 신용카드로는 208만원을 써야 최고 환급금 45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그래픽 참조〉

세금만 따지면 체크카드를 쓰는 것이 물론 유리하다.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체크카드로 전향해 버리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체크카드의 부가서비스가 아직 신용카드에 붙어 있는 통신료 할인, 적립금, 기타 할인 등의 서비스를 따라잡지 못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또 체크카드만 사용하면 신용 평점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개인신용등급을 매기는 신용평가사들이 아직 체크카드 사용액을 신용 평점을 매기는 자료로 사용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연말정산 조금 더 많이 받자고 불필요하게 소비를 늘려서는 안 된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

◇장모 기부금 영수증도 챙기자

교회나 절 등 종교 단체 기부금도 직장인 연말정산 포인트다. 이번 연말 정산부터는 기존 배우자, 아들·딸(20세 이하)에 더해 부모·장인·장모(60세 이상)나 형제·자매(60세 이상이나 20세 이하)가 낸 기부금까지 공제 대상에 포함돼, 평소 주변 사람의 기부금 영수증을 모아 놓는 것도 연말 정산의 포인트다.

종교단체 기부금은 근로소득금액(연봉에서 근로소득공제를 뺀 것)의 10%까지만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연봉이 5000만원이라면 월 31만원씩 종교단체에 기부해 연말에 56만원 정도를 돌려받을 수 있다.〈그래픽 참조〉 그 이상의 기부는 적어도 연말정산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만 종교단체 이외의 단체에 기부하면 근로소득금액의 30%까지 공제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