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살롱] 자녀에게 아파트 증여 때 채무까지 넘기면 절세 효과

Q 집이 두 채인데 그중 한 채를 이번에 결혼하는 자녀에게 증여할 계획입니다. 그냥 증여하는 것보다 전세를 주고 있는 아파트를 증여하면 세금을 적게 낼 수 있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전세보증금이나 담보대출금처럼 부동산에 관련된 채무가 있는 경우 부동산을 증여받는 사람이 해당 채무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증여하는 것을 '부담부증여'라고 합니다. 부담부증여는 채무를 함께 넘기게 되는데, 이 경우 증여재산 자체가 줄어들기 때문에 부동산 전부를 증여할 때보다 증여세가 줄어들게 됩니다.

하지만 증여자가 채무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부동산을 증여했기 때문에 채무 부분에 대해서는 양도소득세를 내야 합니다. 결국 부담부증여를 실행하기 전에 부담부증여로 인한 증여세 절세 금액과 양도세 추가 부담액 그리고 금융비용까지 고려해야 올바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0년 전 4억원에 취득했고 현재 시세는 6억원이며 3억원에 전세 주고 있는 아파트를 그냥 증여한다면 자녀가 내야 할 증여세는 약 1억원입니다. 한편 전세보증금 3억원을 자녀가 인수하는 조건으로 부담부증여하면 자녀가 증여받는 재산은 전세보증금을 차감한 3억원으로 줄어들어 증여세도 약 4000만원으로 줄어듭니다. 하지만 증여자인 부모 입장에서 본다면 채무를 자녀에게 넘겨 그만큼 이득을 얻었기 때문에 전체 양도차익 2억원 중 전세보증금 부분에 해당하는 1000만원 상당의 양도소득세를 내야 합니다. 정리해 보면 부담부증여로 6000만원의 증여세를 줄이는 대신 약 1000만원의 양도소득세를 부담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세금 부담은 5000만원 덜어낸 셈입니다.

만약 증여한 부동산이 1세대 1주택 비과세 요건을 갖춘 경우라면 채무 부분에 대한 양도세 부담은 없고 부동산가액에서 전세보증금을 차감한 금액에 대한 증여세 4000만원만 부담하면 되기 때문에 세부담은 더욱 줄어들게 됩니다.

위의 경우에서 보는 것처럼 세금 측면에선 부담부증여가 그냥 증여하는 것보다 유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부동산가액, 양도차익 및 채무부담금의 크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사전에 반드시 따져보아야 합니다. 또 부담부증여시 자녀가 인수한 전세보증금 등 채무를 부모가 상환하면 증여세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추후에 전세보증금 등은 모두 자녀가 상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