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감·경제 불안감에… 털썩 '공황장애' 노인, 年20%대 급증

별다른 이유 없이 죽을 것 같은 극심한 공포에 시달리는 '공황장애' 환자가 매년 10% 이상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60대 이상 노년층에서는 지난 6년간 연평균 18∼30%씩 환자가 급증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건강보험 진료비 자료(2006∼2011년)를 분석한 결과, 공황장애 환자가 2006년 3만5000명에서 지난해 5만9000명으로 연평균 10.7% 늘었다고 25일 밝혔다. 연령별로는 전체 환자의 4분의 3이 30∼50대였으나, 증가율은 80대가 30%, 70대 25%, 60대 18% 등으로 노년층에서 가팔랐다. 공황장애는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공포감이 몰려와 심장이 멎을 듯 두근거리고 가슴이 조이며 숨이 막히고 미쳐버릴 것 같은 죽음의 공포를 느끼는 일종의 불안병이다. 최근 연예인 이경규, 차태현, 김장훈씨 등이 공황장애를 겪었다고 밝히기도 했는데, 인구의 3% 정도에서 나타날 정도다.

노인층의 공황장애가 크게 늘어난 원인에 대해 신촌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남궁기 교수는 "예전보다 신체적으로 훨씬 건강하고 장수하는 노년층이 사회적 고립감, 일생을 바쳐 이룩한 것을 한순간 잃게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공황장애를 겪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남궁 교수는 또 "경제적 불안 요인이 증가하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공황장애 환자도 느는 추세"라고 했다. 가슴이 벌렁거리고 불안한 증상을 노화 현상의 하나로 받아들이지 않고, 적극 치료를 받는 것도 노인 공황장애 환자가 느는 이유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건보공단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선구 교수는 "약물치료로 환자 대부분 좋은 효과를 보며, 술, 담배, 카페인 음료를 멀리하고 요가나 명상 등을 통해 호흡을 차분히 가라앉히는 연습을 하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 공황장애(恐慌障礙)

갑자기 엄습하는 극단적 불안 상태인 공황발작(panic attack)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질환이다. 공황발작은 주로 심장이 터질 것처럼 빨리 뛰거나 숨이 막힐 듯하고 땀이 나는 신체 증상과 죽을 것 같은 극도의 불안 증세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