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연중 통큰 세일"

유통업계의 '최저가' 경쟁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이전에는 비수기인 3~4월, 11월에 반짝 할인 행사를 하는 데 그쳤지만, 이제는 '할인 제품 브랜드'까지 개발해 1년 내내 값을 내리는 것은 물론, 타 유통업태와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최저가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유통 선진화를 외치면서도 재래시장의 가격까지 넘보는 수준까지 치닫고 있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롯데마트는 25일 "연중 '통큰' 세일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1년 전 할인 브랜드 '통큰'을 만들어 30여 제품 값을 시세보다 30% 내렸더니 매출이 3배 늘더라는 게 주 이유다. 롯데마트는 4월 말까지 '통큰' '손큰'이 들어간 20여 제품을 새로 출시해 1년 내내 판다는 계획이다.

쌀과 잡곡을 섞은 '통큰 5곡미'(4.2㎏ 1통)는 1만9000원으로 일반 잡곡 상품보다 30% 싸다. 롯데마트는 밥솥 브랜드 '쿠쿠'와 협력, 압력밥솥으로 밥을 지었을 때 가장 맛있는 쌀과 잡곡의 비율을 찾아 '통큰 5곡미'를 내놨다. 특수 발효 공정까지 더해 따로 불리지 않고 바로 밥을 지을 수 있도록 했다. '통큰 아몬드'는 한·미 FTA 특수를 노리고 개발한 제품. 6개월 전 캘리포니아 산지에 직접 가 아몬드 물량을 확보, 타사보다 25% 싸게 내놨다는 것이 롯데마트 설명이다. '통큰 물티슈'는 봉지당 용량을 120장으로 대거 늘려 가격을 35% 할인했다. 봉지당 60~80장이 들어있는 일반 제품보다 포장 비용을 줄인 덕이다.

아예 브랜드로 자리 잡은 '반값 TV'는 시장 판도마저 바꾸고 있다. 이마트가 지난 16일 TG삼보컴퓨터와 공동 기획해 76만9000원짜리 42인치 LED TV(5000대)를 출시하자 삼성전자·LG전자가 주요 TV 판매가를 10만원 정도씩 내렸다. 이마트는 '가격 혁명'을 내걸고 우유·밀가루·과자 등 14개 생활용품 가격을 올해 내내 동결하기로 했다. 고추장·라면 등 17개 제품은 최대 절반가로 내려 5월까지 판매한다.

대형마트가 주도하던 '상시 최저가 할인' 경쟁에 SSM(기업형 수퍼마켓)도 가세한 상태다. 롯데슈퍼는 지난 21일부터 채소를 중심으로 신선 식품 20종을 할인해 팔고 있다. 대형마트나 다른 SSM 업체보다 가격을 15~20%까지 낮춰 1년 내내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의 소매가격과 비슷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소비자들 사이에 '어디가 최저가로 팔더라'는 소문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은 앞으로도 치열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