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필기·음성인식 관련株 들썩

애플의 아이폰4S와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가 스마트폰 전쟁을 펼치면서 양 제품의 핵심기술인 음성인식 기술과 필기인식 기술의 관련 종목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그동안 스마트폰 관련주라면 디스플레이나 터치패드, 반도체 등이 거론됐지만 두 회사가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면서 기존의 수혜주와 다른 새로운 수혜주가 등장한 것이다.

애플은 지난해 10월에 발표한 아이폰4S에 음성인식 방식의 인공지능 서비스 '시리(siri)'를 처음 적용했다. "내일 날씨가 어떨까?"라고 물으면 기상정보를 알아서 검색해 아이폰 화면에 날씨를 알려주는 식이다. 같은 달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는 필기인식 기능을 자랑으로 내세웠다. 전용 펜을 이용해 화면에 글씨를 쓰면 스마트폰이 자동으로 인식해 텍스트로 변환시켜 주는 기술이다.

◇'말하기'기술이 뜬다

애플의 '시리'가 주목받으면서 음성인식 기술과 관련된 종목들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알에프세미는 음성신호를 전기신호로 바꿔주는 마이크로폰용 반도체(ECM)칩을 생산하는 대표적인 회사다. 최근 스마트폰은 물론 스마트TV나 자동차 내비게이션으로도 공급이 확대되면서 관련 시장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이 회사의 주가는 올 들어 34.6% 올랐다.

전문가들은 이 외에도 음성인식 소프트웨어 공급 회사인 브리지텍을 수혜주로 꼽고 있다. 이 회사는 올 들어 주가가 15% 올랐으며 현재 삼성카드와 부산은행, SK증권에 음성인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브리지텍 관계자는 "시리의 음성인식엔진 개발사인 미국 뉘앙스사(Nuance)와 음성인식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쓰기'기술도 뜬다

필기인식 기술의 대표주자는 디오텍이다. 디오텍은 삼성전자에 갤럭시노트가 자랑하는 필기인식 프로그램을 공급하고 있으며 LG전자 옵티머스 뷰의 필기인식 프로그램에도 기술을 공급하고 있다. 26일 현재 디오텍의 주가는 올해 들어 27.7% 상승했다. 같은 기간 동안 코스피지수 상승률(10.6%)과 비교하면 2.6배 높다. 또 디오텍은 삼성전자의 스마트TV에 음성인식 기술을 공급하면서 음성인식 수혜주로도 주목받고 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부터 매출이 본격적으로 늘어, 작년의 두 배가량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모바일 오피스 프로그램을 만드는 인프라웨어도 필기인식 관련주로 주목받고 있다. 인프라웨어가 만드는 '폴라리스 오피스'는 현재 갤럭시노트를 비롯해 삼성전자 대부분의 스마트폰에 오피스 프로그램으로 들어가고 있다.

전성훈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최근에 인프라웨어가 디오텍을 인수하면서 2분기에는 인프라웨어와 디오텍 기술이 결합된 복합 프로그램을 내놓을 계획"이라며 "새로운 프로그램이 나올 경우 실적도 지금보다 좋아질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아이폰과 갤럭시 동시 납품주도 동반 상승 중

두 기술 외에도 기존의 스마트폰 관련 수혜주들 역시 주가가 오르고 있다. 특히 애플과 삼성전자에 동시에 납품하는 업체들의 주가가 동반 상승하는 추세다.

애플의 아이폰4S와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에 액정표시장치(LCD)용 백라이트유닛(BLU)을 공급하는 이라이콤의 주가는 연초부터 21.4%가 상승했으며, 휴대폰 내부 정전기 차단 부품인 칩 바리스터를 공급하는 아모텍도 41.4%가 올랐다. 또 LCD패널을 공급하는 켐트로닉스도 올들어 33.2%가 올랐으며 제품 내부 전류가 흐르는 혈관 역할을 하는 부품인 연성회로기판(FPCB)을 공급하는 코리아써키트와 인터플렉스도 같은 기간 동안 각각 34%, 38.4%씩 올랐다.

김희성 한화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애플에 동시에 납품하는 회사는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50%에 납품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리고 있는 셈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