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값 70%가 유통비용… 영세 유통상 묶어 기업화를
입력 : 2012.03.28 03:08
[한미 FTA발효 농업 4.0시대] <8> 소비자도 사는 유통개혁
계약재배로 유통단계 줄면 농가는 20% 가격 더 받고 소비자는 10% 더 싸게 사
단계마다 포장 변경 같은 불필요한 비용 함께 줄이면 8년간 3조원 절약도 가능
◇유통개혁해야 농촌· 소비자 산다
농산물 유통을 과학화하기 위해서는 영세 유통상을 조직화해 기업식 유통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전남서남부채소농협의 경우 농민에게서 ㎏당 500원에 사들여 유통마트에 1500원에 넘겼다. 산지 매입가에 각종 비용을 더한 원가가 1480원이므로 20원의 이익이 났다. 이 농협의 배정섭 전무는 "유통마트와 미리 거래 계약을 하면 좋은 조건에 계약할 수 있어 도매시장보다 평균적으로 20% 비싸게 농민으로부터 농산물을 구매하면서도, 각종 유통단계가 생략돼 소비자들에게도 10% 정도 싸게 팔 수 있다"고 말했다.
농산물 유통을 과학화하기 위해서는 영세 유통상을 조직화해 기업식 유통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전남서남부채소농협의 경우 농민에게서 ㎏당 500원에 사들여 유통마트에 1500원에 넘겼다. 산지 매입가에 각종 비용을 더한 원가가 1480원이므로 20원의 이익이 났다. 이 농협의 배정섭 전무는 "유통마트와 미리 거래 계약을 하면 좋은 조건에 계약할 수 있어 도매시장보다 평균적으로 20% 비싸게 농민으로부터 농산물을 구매하면서도, 각종 유통단계가 생략돼 소비자들에게도 10% 정도 싸게 팔 수 있다"고 말했다.
26일 오후 서해가 바로 내려다보이는 전라남도 무안군 전남서남부채소농협 작업장. 작년 가을부터 저장해 놓은 양파 대부분이 팔려나간 덕에 1500평에 달하는 양파 저장고가 텅 비었다. 직원들은 밝은 얼굴로 얼마 남지 않은 양파를 망에 담고 있었다. 집하장 밖에선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나온 8t트럭이 포장된 양파를 가득 실어 나갔다. 이 농협은 재고를 모두 처분했기 때문에 앞으로는 햇양파만 팔 수 있게 됐다.
최근 국내 양파 시장은 작년 생산량이 급증한 탓에 "사상 최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시세가 형편없는 수준이다. 서울 도매시장에서 평소 ㎏당 700원 선이던 양파값은 ㎏당 300원대로 반 토막 났다. 공급이 넘치는 바람에 상당수 농협은 창고에서 양파를 썩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전남서남부채소농협 임직원들 얼굴에선 걱정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전영남 조합장은 "이미 작년에 대형 유통마트와 좋은 가격에 계약을 끝냈기 때문에 올해 가격 폭락에 별 영향을 받지 않았다"며 "매출 규모를 늘리고 판매 채널을 다양화한 덕"이라고 말했다. 이 농협의 작년 전체 매출은 535억원으로 전년보다 16% 증가했다.
◇유통채널 다각화, 농산물 제값 받아
1993년부터 농가를 대리해 양파 판매를 시작한 전남서남부채소농협은 무안군은 물론 인근 신안·부안·함평·해남군의 양파 물량까지 받아서 팔아주고 있다. 저온 시설이 달린 6t짜리 컨테이너를 싣고 가서 양파를 담아 온다. 하루 평균 100t의 양파를 출하하며, 1년 유통량은 5만t에 달한다. 전국 유통량의 3% 정도로 양파 유통업자 중 전국 최대 규모다. 올해는 영광·영암·목포까지 대상 산지를 넓힐 계획이다.
전영남 조합장은 "기존 납품처인 농협 하나로마트 외에 대형 마트를 개척하기 위해 몇 년간 직원들이 롯데마트에 수십 차례 견본 양파를 들고 찾아가 채널을 개척한 결과"라며 "우리 조합은 돈놀이(융자사업)는 하지 않고 오로지 농산물 판매에만 전념한다"고 말했다. 현재 이 농협은 롯데마트 서울·수도권 22개 지점에 '황토랑'이라는 브랜드로 납품하고 있다. 이마트의 경우는 이마트 계열 유통회사가 별도로 납품을 하고 있어서 계약을 맺지 못했지만, 계속 문을 두드려볼 계획이라고 전 조합장은 말했다.
그러나 작년 말과 올 초 대부분의 양파 유통 상인들은 큰 타격을 받았다. 지난해 산지에서 ㎏당 500원에 양파를 구매했는데, 최근 도매시장 경매낙찰가가 반 토막 나는 바람에 비용을 견디지 못해 도산하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 양파 산지 구매비용과 저장·운송 등 비용 등을 합한 원가가 ㎏당 970원 정도인데 최근 낙찰가는 560원에 결정돼 410원의 손해를 보는 것이다. 이렇게 출혈 판매를 하는데도, 중간 상인들을 거치며 소비자에게 최종적으로 팔리는 가격은 재래시장 기준으로 ㎏당 1500원 정도다. 1000원이 유통 마진으로 더 붙는 셈이다.
최근 국내 양파 시장은 작년 생산량이 급증한 탓에 "사상 최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시세가 형편없는 수준이다. 서울 도매시장에서 평소 ㎏당 700원 선이던 양파값은 ㎏당 300원대로 반 토막 났다. 공급이 넘치는 바람에 상당수 농협은 창고에서 양파를 썩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전남서남부채소농협 임직원들 얼굴에선 걱정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전영남 조합장은 "이미 작년에 대형 유통마트와 좋은 가격에 계약을 끝냈기 때문에 올해 가격 폭락에 별 영향을 받지 않았다"며 "매출 규모를 늘리고 판매 채널을 다양화한 덕"이라고 말했다. 이 농협의 작년 전체 매출은 535억원으로 전년보다 16% 증가했다.
◇유통채널 다각화, 농산물 제값 받아
1993년부터 농가를 대리해 양파 판매를 시작한 전남서남부채소농협은 무안군은 물론 인근 신안·부안·함평·해남군의 양파 물량까지 받아서 팔아주고 있다. 저온 시설이 달린 6t짜리 컨테이너를 싣고 가서 양파를 담아 온다. 하루 평균 100t의 양파를 출하하며, 1년 유통량은 5만t에 달한다. 전국 유통량의 3% 정도로 양파 유통업자 중 전국 최대 규모다. 올해는 영광·영암·목포까지 대상 산지를 넓힐 계획이다.
전영남 조합장은 "기존 납품처인 농협 하나로마트 외에 대형 마트를 개척하기 위해 몇 년간 직원들이 롯데마트에 수십 차례 견본 양파를 들고 찾아가 채널을 개척한 결과"라며 "우리 조합은 돈놀이(융자사업)는 하지 않고 오로지 농산물 판매에만 전념한다"고 말했다. 현재 이 농협은 롯데마트 서울·수도권 22개 지점에 '황토랑'이라는 브랜드로 납품하고 있다. 이마트의 경우는 이마트 계열 유통회사가 별도로 납품을 하고 있어서 계약을 맺지 못했지만, 계속 문을 두드려볼 계획이라고 전 조합장은 말했다.
그러나 작년 말과 올 초 대부분의 양파 유통 상인들은 큰 타격을 받았다. 지난해 산지에서 ㎏당 500원에 양파를 구매했는데, 최근 도매시장 경매낙찰가가 반 토막 나는 바람에 비용을 견디지 못해 도산하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 양파 산지 구매비용과 저장·운송 등 비용 등을 합한 원가가 ㎏당 970원 정도인데 최근 낙찰가는 560원에 결정돼 410원의 손해를 보는 것이다. 이렇게 출혈 판매를 하는데도, 중간 상인들을 거치며 소비자에게 최종적으로 팔리는 가격은 재래시장 기준으로 ㎏당 1500원 정도다. 1000원이 유통 마진으로 더 붙는 셈이다.
지난해 경북 성주군의 4700여 참외 생산 농가들은 사상 최대인 36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농가당 7600만원꼴이다. 이들의 대부분은 농협 조합 등에 소속돼 공동으로 작업하고 판매했다. 참외 재배 면적이나 생산량이 예년과 다를 바 없고 참외 가격 역시 평년 수준이었다. 비결은 대형 포장보다 소형 포장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기호를 반영해 15㎏들이 포장박스를 10㎏짜리로 바꾼 데 있었다. 농민들의 포장·배송 작업도 한결 쉬워져 이중의 성과를 거뒀다.
전문가들은 유통을 개혁해야 농촌과 소비자도 산다고 지적한다.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가을배추의 경우 최종 소비자값에서 유통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이 2000년 67%였으나 2010년엔 71%로 오히려 늘었다. 당근도 같은 기간 동안 유통 비용 비중이 70%에서 72%로 증가했다. 농협은 불필요한 유통 단계를 줄인다면 국가적으로 8년 동안 3조원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전문가들은 유통을 개혁해야 농촌과 소비자도 산다고 지적한다.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가을배추의 경우 최종 소비자값에서 유통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이 2000년 67%였으나 2010년엔 71%로 오히려 늘었다. 당근도 같은 기간 동안 유통 비용 비중이 70%에서 72%로 증가했다. 농협은 불필요한 유통 단계를 줄인다면 국가적으로 8년 동안 3조원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