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는 아니라지만… 온라인 독식 비판 확산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온라인 상거래 시장 진출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네이버의 오픈마켓형 서비스 '샵N'이 온라인 산업 생태계를 황폐화시킬 수 있다는 보도〈본지 26일자 B1면·사진〉에 대해 네이버가 26·27일 이틀간 잇따라 해명자료를 내놓았지만, 가격비교 사이트·컴퓨터백신·부동산 정보업·키워드 광고 대행업 등에 이어 오픈마켓에까지 진출한 네이버의 '독식'에 대한 비판 여론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국내 검색시장의 70%를 차지하는 네이버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영세 인터넷 쇼핑업체들을 고사시킬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숭실대 전삼현 법대 교수는 "이번 사태의 본질은 네이버가 검색시장에 갖고 있는 막강한 영향력이 인터넷 쇼핑 시장에까지 전이될 우려가 크다는 것"이라며 "한마디로 심판(네이버)이 시합에 직접 개입해 인터넷쇼핑 시장을 독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이틀간의 해명 자료를 통해 자신들에게 쏟아지는 비판을 반박했다. 샵N이 외부링크를 허용하지 않는 '닫힌' 서비스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사업자들과의 제휴를 통해 해결해 나갈 것"이며, 네이버 지식쇼핑에 광고를 하지 않고는 상품을 노출시키기 어렵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검색을 통해 구매자와 연결될 수 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류한석 기술문화연구소장은 "네이버가 어떤 명분을 내세우든지 네이버의 역량을 가지고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시장에 들어가 돈을 벌겠다는 행태라는 점에선 환영할 수 없다"고 말했고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프로그래머와 기존 사업자들이 손해를 볼 게 당연한데 이런 부분까지 부정하는 네이버의 주장은 신뢰성이 더 떨어진다"고 말했다.

한 오픈마켓 업체 임원도 "네이버의 해명은 아전인수(我田引水)식 해석"이라며 "블로그 만들기만큼 쉽게 온라인 상점을 만들 수 있도록 획일화시켜 놓고 어떻게 쇼핑몰 디자이너들의 일거리가 늘어날 거라고 생각하냐"고 반박했다. 구글 관계자도 "네이버는 구글이 스마트폰 검색시장에서 시장 지배적 사업자 지위를 남용한다며 공정위에 제소했었다"며 "자신에게도 똑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