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백자와 고려 청자가 만난다

한국을 대표하는 도자기인 경기도 광주 조선백자와 전남 강진 고려청자가 시공을 뛰어넘어 한자리에서 만난다. 광주시와 전남 강진군은 조선백자와 고려청자의 우수성을 알리고 침체된 도자문화를 육성, 발전시키기 위해 도자기 상호 교류에 나선다고 27일 밝혔다.

예로부터 남종면·중부면·퇴촌면 등 광주시 일대는 도자기를 굽는 데 필요한 백토(白土)와 연료로 쓰는 나무, 물이 풍부했다. 또 도자기 수요가 많은 서울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한강을 이용한 운송도 편리했다. 이 때문에 조선 영조 28년(1752년) 궁중의 음식과 식기 공급을 담당하던 사옹원(司饔院)의 분원이 설치돼 질 좋은 광주 자기를 왕실에 공급하는 등 280여 곳의 가마터가 번성한 조선백자의 본고장이다.

전남 강진은 점토와 땔감 등이 풍부하고 기후가 온화해 도자기 제작에 적합한 지역으로 통일신라 말 장보고가 강진에서 약 20㎞ 떨어진 청해진(지금의 완도)에서 중국과의 무역을 활발히 전개하면서 그 영향을 받아 청자 생산이 시작됐다. 이후 고려시대 들어 청자 문화를 꽃피우며 국보·보물급 청자의 80%가 강진에서 생산됐다. 현재까지 전국적으로 발견된 400여기의 옛 고려청자 가마터 중 200여기가 강진에 남아있어 당시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이렇게 조선과 고려시대의 대표적 도자기 생산지인 두 지자체가 다음달 27일부터 5월 13일까지 광주시 곤지암읍 경기도자박물관에서 개최되는 '제15회 광주왕실도자기축제'에서 강진 청자의 전시 및 판매, 홍보 공간을 마련하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 교류에 나선다. 오는 7월 28일부터 8월 5일까지 전남 강진군 고려청자도요지에서 열리는 '제40회 강진청자축제'에는 광주시의 조선백자가 참여한다. 두 지자체는 또 오는 9~11월 서울 예술의 전당과 인사동 갤러리, 코엑스 등에서 '광주 백자·강진 청자 공동기획전'을 추진하기로 했다.

조억동 광주시장은 "조선백자와 고려청자의 만남은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 도자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