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행 비행기표 5월말까지 동나

서울에 사는 직장인 김학동(37)씨는 다음 달 아이들과 함께 제주도 여행을 가려고 했지만 포기했다.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같은 대형 항공사뿐만 아니라 저가 항공사들의 표까지 동나 예약 자체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봄철 제주 여행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일반 승객뿐만 아니라 여행업체들도 제주 항공권 구하기에 비상이 걸렸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주말 김포~제주 항공권 예약률은 5월 말까지 거의 100%를 기록하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주말에 제주로 가는 항공권은 서울뿐만 아니라 부산에서 가는 것도 6월이나 돼야 구할 수 있고, 평일에도 예약률이 80%를 넘는다"고 말했다.

제주 항공권이 갈수록 구하기 어려워지는 것은 제주 올레길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불황 속에 해외보다 제주를 찾겠다는 관광객들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올해부터 주5일 수업제가 시행돼 주말여행을 계획하는 가정이 늘고, 제주로 가는 수학여행 수요가 증가한 점 등도 원인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여행업체들도 피해를 보고 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주말 제주 골프여행 상품은 하루 평균 100건 정도 문의가 오지만 우리도 항공권을 구할 수 없어 3~4건 정도밖에 판매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제주 골프장이 텅텅 비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자 정부는 오는 30일부터 6월 11일까지를 봄철 성수기 특별 대책기간으로 정하고, 제주행 항공편을 하루 평균 21편 늘리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