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간 누적수익률 83%… '가치투자 전도사'가 본 투자 전략 "10년 후 웃으려면… 저평가株에 장기투자"

"삼성전자는 올해 실적에 따라 가치주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제가 90만원대에 샀을 때는 가치주였죠. 하지만 지금은 글쎄요."

자산운용업계에서 '가치투자 전도사'로 불리는 이채원<사진>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이 최근 '제2의 가치투자 펀드' 출시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삼성전자 주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삼성전자의 작년 실적을 기준으로 보면 현재 PER(주가수익비율·주가가 얼마나 싼지를 나타내는 비율)이 15배인데 시장 평균(12배)에 비해 비쌉니다. 증권사들의 평균 전망치는 올해 이익이 20% 증가한다는 것인데, 이 예상만 맞는다면 현재 주가는 PER 11배로 적정한 수준입니다. 물론 증권사 전망치가 항상 맞는 것은 아니죠."

이 부사장이 말하는 가치 투자란 주가가 기업의 가치에 비해 저평가돼 있는 종목에 장기 투자하는 것이다. 그는 "기업의 가치는 수익가치, 자산가치, 성장가치 등 3가지로 판단해야 한다"며 "3가지 가치를 모두 가졌는데 시장에서 관심을 끌지 못해 가격이 오르지 못한 종목에 투자하면 빛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사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는 한국밸류운용의 '10년투자 펀드'는 지난 2006년 출시 이후 지금까지 83%의 누적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43%)보다 높았다. 그러나 시장이 급등할 때 펀드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저조해 투자자 반응은 그리 좋지 않았다.

이 부사장은 "가치 투자에 대한 강한 믿음을 갖고 있지만 투자자들이 중간에 흔들리는 경우가 많았다"며 "그래서 대중성을 조금 가미한 신개념 가치투자 펀드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한국밸류가 최근 새로 출시한 펀드는 '10년투자 밸런스펀드'다. 기존 '10년투자 펀드'처럼 가장 저평가된 종목을 발굴해 투자하는 것이 기본이다. 다른 점은 기존 펀드가 '잃지 않는 투자'를 목표로 시장 변동성에 대한 노출을 최소화했다면, 새 펀드는 변동성을 적극 수용해 경기에 민감한 종목을 일부 편입한다는 것이다.

이 부사장은 "10년 후 코스피지수가 3000까지 가게 된다면, 이번에 출시한 밸런스 펀드는 탁월한 성과를 낼 것으로 확신한다"며 "그러나 일본처럼 주가지수가 정체되는 상황이 온다면 기존 10년투자 펀드의 성과가 더 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