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치료, 병원마다 제각각

같은 유방암이라도 병원에 따라 치료에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010년 13개 병원(대학병원 5곳, 종합병원 5곳, 병·의원 3곳)에서 1년간 실시된 유방암 수술 700건에 대한 의무 기록을 분석한 결과 병원별로 진료 과정에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고 3일 밝혔다. 예를 들어 유방을 완전히 도려내는 수술(유방전절제술)을 받은 환자에게 실시한 방사선 치료비율이 가장 낮은 병원은 16.7%, 가장 높은 병원은 100%였다. 또한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에 대한 호르몬 수용체가 있는 유방암 환자가 보조적으로 내분비요법(항호르몬요법) 치료를 받은 비율도 42.1∼96.9%로 병원 간 차이가 컸다. 에스트로겐은 유방암의 성장을 촉진하는 작용이 있어 이를 억제하는 것이 권장되는 치료법이다. 또한 방사선 치료를 받은 환자의 의무기록지에 방사선량, 치료 부위 등을 빠짐없이 기록하는지, 강한 구토를 일으키는 항암제를 복용하기 전에 항(抗)구토제를 처방하는지 여부에서도 차이가 났다.

이런 병원 간 치료 차이를 줄이기 위해 심평원은 총 20개 항목에 이르는 유방암 치료 평가지표를 개발하고, 오는 7월부터 유방암 수술을 시행하는 모든 병원을 대상으로 평가를 실시하기로 했다. 현재 국내 연간 유방암 수술 건수는 1만4500여건에 이르며 전체 수술의 68%가 대학병원에서 이뤄진다.

심평원 관계자는 "1년 후 평가에 대한 분석이 끝나는 대로 결과를 공개해 환자들에게 병원 선택의 참고자료로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순천향대병원 혈액종양내과 박희숙 교수는 "유방암 치료는 수술을 기본으로 방사선 치료, 항암화학요법(chemo), 항호르몬요법, 표적 치료 등 다양한 치료가 동원되기 때문에 그 과정이 상당히 복잡하다"며 "이번에 선정되는 최소한의 지표들이 모두 지켜지면 병원 간 치료 과정의 차이도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