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보험료 체계 대폭 변경… 망설이는 당신을 위한 조언

조만간 새 경험생명표 적용 - 종신형 연금 보험료 약 5% 오르고 암보험은 10~20%이상 비싸질 듯
사망보험 7월 이후 가입 유리 - 평균수명 늘어나 보험료 낮아져 정기보험 보험료 4~5% 내려갈 듯

이달부터 보험료 체계가 크게 달라진다. 특히 올해는 보험료에 ①저금리(예정이율 인하)와 ②고령화(경험생명표 변경)라는 두 가지 변수가 동시에 영향을 미친다. 그만큼 소비자가 보험 가입 여부를 고민할 때 예전보다 더 신중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얘기다. 보험은 한번 가입하면 수십년 돈을 내야 하는 상품이다. 보험 가입을 고려 중인 소비자라면, 두 가지 조건을 종합적으로 따져보고 가입해야 손해를 줄일 수 있다. '급할수록 체한다'는 속담처럼, 앞뒤 재보지도 않고 가입해선 곤란하다. 전문가들은 보험 가입시 타이밍 조절에 실패하면 경제적으로 손해를 볼 수 있는 만큼 꼼꼼히 따져보라고 조언한다. 일부 보험설계사들은 보험료 인상을 운운하면서 공포스러운 분위기 속에 보험 가입을 강권하기도 하지만, 충분히 보장을 받고 있으면서 불필요하게 가입하는 건 아닌지 꼭 따져보고 결정하도록 하자. 다음은 보험 가입을 놓고 고민하는 소비자들을 위한 머니섹션 M판(版) '컨슈머 리포트'다.

◇사망보험은 7월로 미뤄라

고령화 추세에 맞춰 보험사들은 사망하면 보험금이 지급되는 종신·정기보험의 보험료를 조정할 계획이다. 평균수명이 늘어나면 사망 시점이 늦춰지니 보험사가 보험료를 거둬서 굴릴 수 있는 기간이 늘어나게 되어 보험료 인하 요인이 생기는 셈이다. 따라서 소비자 입장에선 제7회 경험생명표가 적용된 새 상품이 출시된 이후에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가격 측면에서 유리하다. 현재 보험사들은 5월 이후 순차적으로 상품 변경을 준비 중이다. 다만 보험료 인하율은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 저금리로 보험사들이 보험료에 적용되는 이자율을 낮출 계획인데, 이렇게 되면 보험료가 비싸져서 고령화로 인한 보험료 인하분을 상쇄시켜 버리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추산에 따르면, 일정 보험기간 안에 사망할 경우에만 보험금을 주는 정기보험은 보험료가 4~5% 싸지게 된다. 종신보험은 나이나 성별에 따라 달라지는데, 45세 남성의 경우 약 1~2% 보험료가 싸질 수 있다. 일부 보험사들은 4월부터 보험료가 변경된 신상품이 나오기 전까지 가입하는 소비자라도 가격 인하로 손해를 입지 않도록 보험료 인하분만큼 보험금을 증액해 줄 예정이다. 또 보험 가입을 늦췄다가 예기치 못한 사고를 당하게 되었을 때의 공백(空白) 위험이 있다는 점은 명심해야 한다.

◇종신형 연금보험은 서둘러라

올해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 추세가 반영된 새 경험생명표가 나온다. 경험생명표는 보험료 산정의 기준이 되는 지표인데, 새 경험생명표는 사망 기한을 110세까지 늘릴 예정이다. 수명이 증가하면 연금 수령기간이 늘어나게 되니까 보험사는 소비자에게 받는 연금보험료를 올리거나 혹은 연금액을 줄여야 한다. 이에 따라 죽을 때까지 연금을 받는 종신형 연금보험은 보험료가 약 5% 정도 오르게 된다. 단 10년, 20년 등 기간을 정해놓고 연금을 받는 확정지급형 연금보험은 경험생명표 영향을 받지 않는다. 양세정 보험컨설턴트는 "종신형 연금보험은 장수해야 유리하고 단명(短命)하게 되면 확정형에 비해 손해를 볼 수 있다"면서 "정해진 액수의 보험료를 지급하는 확정형 연금보험은 이번 경험생명표 변경에는 별 영향을 받지 않으니, 확정형으로 가입할 계획이라면 시간을 갖고 여러 상품들을 충분히 비교 검토한 뒤에 가입하면 된다"고 말했다. 또 생존 기간이 길어지면서 의료비 지급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수술이나 입원과 관련된 의료비 보장 관련 상품의 보험료는 비싸지게 된다. 특히 의료기술이 발달하고 조기 건강검진이 일반화되면서 암(癌) 보험금 지급이 급속하게 늘고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보험료는 평균 10~20% 이상 비싸질 전망이다. 재테크포털 '모네타'의 윤기림 컨설팅팀장은 "평소에 건강보험이나 암보험, 어린이보험 등의 보장 담보가 부족해 더 들어둘까 고민했다면 서두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절판 화법에 휘둘리지 마라

"고객님, 다음 주부터 보험료가 많이 올라요, 서둘러 가입하세요!" 요즘 이런 내용을 담은 이메일이나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받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일부 보험사들의 절판 마케팅에 현혹되지 말고 합리적인 소비를 하라고 강조한다. 금융당국이 보험료 인상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있어 보험료 인상이 과거처럼 큰 폭으로 이뤄지지는 못할 것이란 예상에서다. 박재식 삼성화재 FP는 "일부 보험사들이 가격 인상을 내걸고 절판 마케팅에 앞장서고 있지만 보험료 인상폭은 소비자들이 걱정하는 것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며 "무작정 가격이 오른다는 생각에 아무렇게나 가입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새로 바뀌는 보험료 체계는 신규 고객에게만 해당된다. 기존 가입자는 원래 계약 방식이 그대로 유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