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2015년엔 코스피 3000까지 갈 것"

골드만삭스가 2015년에 한국 코스피지수가 3000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골드만삭스 한국 담당 이코노미스트인 권구훈 박사는 8일 '2030 한국 경제 전망' 보고서를 내고 "한국 경제는 인구 고령화라는 장애물에도 불구하고 일본식 저성장 국면에 진입하는 것이 아니라 네덜란드식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면서 이같이 분석했다. 여성의 노동 참여가 증가하는 데다 제조업 기반의 수출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이유다. 보고서는 또 "우리나라가 수출이 아닌 내수 중심 경제로 전환할 경우 경상수지 적자로 인한 외환위기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보다 네덜란드식 성장

최근 한국 경제가 급속한 고령화로 일본식 저성장 국면으로 진입할 것이라는 비관론이 나오고 있지만 골드만삭스는 이를 반박했다.

보고서는 먼저 1980년대 후반 고령화를 일찌감치 겪었던 일본과 달리 한국은 신흥국을 상대로 한 수출이 증가할 여지가 많다고 분석했다. 당시 일본은 세계 GDP의 17%를 차지했고, 수출의 절반 이상을 미국·유럽 등 선진국에 하고 있어 수출 증가세를 이어가는 데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한국은 현재 세계 GDP의 2%를 차지하는 데 불과하고 주요 수출 대상국인 중국 같은 신흥국들의 성장세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어 일본과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한국 GDP에서 수출이 기여하는 비중이 2010년 52%에서 2030년에는 83%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또 "한국 여성의 노동 참여율은 50% 수준으로 주요 선진국에 비해 10%포인트 정도 뒤져 있다"며 여성 노동인구가 늘면 노동력 부족 현상을 상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런 이유로 "한국이 일본식 저성장이 아닌 네덜란드식 성장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네덜란드는 1990년대에 고령화를 겪었지만 수출 증가 덕분에 평균 3.2%대 성장을 했다는 것이다. 네덜란드 GDP에 수출이 기여하는 비중은 1989년 54%에서 2009년 77%로 늘었다.

◇코스피 3000 간다

수출에 의한 견조한 성장에 따라 주가 역시 코스피지수 기준으로 2015년 3000, 2023년 5000까지 갈 수 있다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권구훈 박사는 "G7(주요 7개국) 선진 증시가 1980~2000년 연평균 연 7% 정도 상승했는데, 한국은 그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올해 말 코스피지수는 2300, 내년 초에 2400까지 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유망 업종으로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수출 산업인 자동차, 테크(기술), 화학, 기계 업종을 꼽았다. 또 고령인구가 늘면서 헬스, 금융, 인터넷·소프트웨어, 관광, 엔터테인먼트 같은 업종이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인구가 정체되고 젊은 층이 감소하면서 소매 판매, 통신, 교육, 국내 건설, 유틸리티(수도·전기·가스) 같은 업종은 부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또 이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채권 금리가 추세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 박사는 "최근 한국 금리는 글로벌 사이클에 동조화하면서 하락 추세를 보였지만 이는 단기적인 것"이라며 "견조한 성장과 물가 상승으로 금리는 더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천연자원이 부족한 한국이 수출 중심의 경제구조를 포기할 경우 경상수지가 악화되면서 외환위기가 다시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권 박사는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는 GDP의 불과 1~2%대로 5~10%대인 중국·싱가포르·대만과 달리 조금만 잘못해도 적자로 돌아설 수 있는 취약한 구조"라며 "경상수지가 악화돼 한국 경제 비관론이 등장하면 외국인이 투자한 자본을 대거 유출하게 되고, 이를 갚을 여력이 없는 한국은 달러 부족으로 또 한 번의 외환위기를 겪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